韓銀조사 대구·경북 벤처산업 문제점과 과제

입력 2000-01-27 14:33:00

대구·경북지역 벤처기업들은 정보통신·생명공학 등 첨단 신기술을 다루는 기업이 적은 대신 기존 산업 및 기술 의존형 벤처기업이 주종을 이뤄 성장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 벤처캐피털은 투자여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지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실적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은행 대구지점이 357개 지역 벤처기업과 9개 지역 벤처캐피털에 대한 현황조사 결과 밝혀졌다. 한국은행 대구지점이 조사한 지역 벤처산업 문제점과 과제를 소개한다.

▨지역 벤처산업 문제점

▲벤처기업지역 벤처기업은 벤처에 대한 각종 지원을 받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존 산업 및 기술 의존형 기업이 대부분이다. 전국에 비해 기계·금속업종 비중이 월등히 높아(169개, 47.3%) 거의 절반을 차지한 반면 정보통신·전자분야는 45개 업체(12.6%)로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 기술에 근거한 특허기술 개발업체가 212개(59.4%)로 주축을 이룬 대신 첨단 신기술과 연계된 연구개발 투자업체 수는 50개(14%)에 불과했다.

지역 벤처기업은 기존 제조업종에 편중돼 종업원(36명) 및 자본금(8·7억원) 규모가 전국 평균(35명과 7억원) 규모를 넘어서는데도 매출액은 39억원으로 전국의 47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대기업 및 연구소가 부족한데다 정보력도 취약, 지역 벤처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캐피털전국적인 벤처 성공사례에 편승, 지역 벤처캐피털의 투자여력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99년말 투자가능 재원은 989억원으로 98년말보다 108.7%나 증가했다. 그러나 지역 벤처캐피털은 지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 벤처캐피털 자금의 20%정도(53억원)만 지역 벤처기업에 투자되고 80%는 타지역 벤처기업에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벤처캐피털이 투자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통신·생명공학·우주항공 등 첨단 지식분야의 벤처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첨단 분야의 지역 벤처기업도 성장발판을 마련하면 정보·우수인력·자금 등 시장여건이 좋은 수도권으로 조기이전, 지역 벤처캐피털 자금이 역외유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벤처산업의 과제

한은 대구지점은 벤처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고도화하려면 벤처캐피털이 선호하는 정보통신·디지털·생명공학 등 첨단 지식산업으로 지역 벤처기업을 유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테크노파크와 창업보육센터 등 각종 창업지원 시설과 벤처 유관기관의 지원을 첨단 지식분야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역 대학에서 배출되는 첨단분야의 고급인력(정보통신분야 전공 학생수는 약 6만5천명으로 수도권 다음으로 많음)과 지역 첨단 벤처기업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해외 및 다른 지역 대기업과 기업 연구소를 지역에 유치하고 지역 대학과 연구소가 보유한 기술이전, 벤처기업 집적단지 조성, 마케팅지원 확충 등을 통해 지역 테크노파크 사업을 조기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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