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뛴다(17)

입력 2000-01-26 14:37:00

■거창·합천

극심한 소지역 대결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이는 이 곳은 거창 출신 한나라당 이강두 의원과 합천 출신 권해옥 자민련 위원장의 1대1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는 거창 출신 신중광 전도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명의 후보를 냈던 15대 총선 때와는 달리 3명의 후보자 외에는 출마 예상자들의 입질이 그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자들은 저마다 지연과 학·혈연 등을 내세우면서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재선인 이 의원은 임기중의 의정활동과 지역구의 탄탄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중진 반열인 3선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당내에서 3차례나 예결위원을 맡았을 정도로 국회에서 예산통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국회활동을 통해 농산물 직접 지불제, 약정수매제, 배합사료 영세율 적용 등 농민을 위한 정책개발과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소 브루셀라 예방백신의 부작용을 밝혀 낙농가에 500억원의 혜택을 주었다는 점을 내세운다.

13, 14대의원을 지낸 권 위원장은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출마를 포기한 후 자민련에 입당, 3선에 도전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지난 4년 동안 여의도 입성을 위해 종친회, 동갑계 등 공·사조직의 세확산과 지난해 4월 17명의 합천군 의원 중 11명을 자민련에 입당시키는 등 합천군에서의 세 굳히기에 적잖은 성공을 거뒀고 거창에서도 같은 당의 강종희 전국구의원을 통한 표밭이 많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새천년민주당에 참여중인 거창 출신 신중광 전 도의원도 공천을 기대하며 출마를 벼른다. 아직은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두드러진 활동은 보이지 않지만 풍부한 선거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의 읍·면·동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소문.그러나 이번 총선은 거창·합천 주민들의 지역출신 국회의원을 만들겠다는 소지역주의와 맞물리면서 이 의원과 권 위원장의 양자 대결로 점쳐지는 가운데 신 전 도의원의 지지표가 두 후보의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신 전 도의원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창녕

이 지역은 현행 선거법의 인구 하한선인 7만5천명 선의 유지 여부에 따라 독립이냐 통합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선거법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인근 지역구에 통합이 확실시 된다. 군민들은 독립 선거구 유지를 강력히 희망하지만 통합이 점점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현재 밀양과 함안·의령 두 지역 가운데 어느 한 쪽과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 지역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 온 한나라당의 노기태 의원과 새천년민주당 경남도지부장을 맡고 있는 김태랑 의원(전국구)의 대결 구도 또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밀양과 합쳐질 경우 한나라당의 김용갑 의원과 대결을 벌이게 되고 함안·의령일 경우는 역시 한나라당의 윤한도 의원과 일전을 치러야 한다.

2선 고지를 향해 뛰고 있는 노 의원은 부산대 총학생회장, 금강공업 대표이사로 역임하다 지난 15대 총선에서 현역인 신재기 의원을 제치고 신한국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해 당선되었다.

노 의원은 초선으로서 국회 건교위의 예산안심사위원장, 정치개혁입법 특별위원회 간사, 당 재정위원장을 맡는 등 맹활약하고 있는 지역정치권의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의 한나라당 정서에 기대하며 군내 1만3천여명의 당원을 가동하고 사조직 점검 등 비교적 조용하게 선거전에 임하고 있으며 선거구 통합에 따른 대비책을 세워 놓고 있다고 한다.

이에 맞서는 김 의원은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을 것이 확실시 된다. 김 의원은 고향이지만 민주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조직을 재정비하고 "지역발전과 영·호남 지역갈등 해소의 사명 하에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기치를 높이 들고 있다

대구와 마산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창녕이 큰 변화를 갖지 못한 것은 '지역에 도움이 될 인물을 갖지 못한 탓'이라며 30년간의 중앙 정치 경륜을 바탕으로 새 인물에 대한 기대심리에다 김해 김씨 문중표를 묶어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의원은 신민당 입당(1971), 김대중 총재 조직비서,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조직위원회 부위원장, 사무부총장 등 당의 조직을 맡아 왔고 총선, 대선, 보선 등 각종 선거에서 부산, 경남, 대구 등지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6월 전국구로 금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했으며 서울 정치권에서는 조직의 명수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정치1·2부,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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