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전 7차례 전화신고

입력 2000-01-24 15:14:00

대구시 중구 남산동 신남네거리 지하철공사장 붕괴사고는 사고발생 2시간20분여전부터 한 택시기사가 7차례에 걸쳐 지반침하 신고를 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안타까움과 분노를 사고 있다.

"몇번씩이나 신고를 했는데도 사고로 이어지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택시기사 김일환(38.용성운수)씨는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22일의 대구지하철 2호선 8공구 신남네거리 공사현장 붕괴사고 소식을 듣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자신이 이 구간을 지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고 공사현장사무소 등에 사고발생 2시간여전부터 무려 7차례에 걸쳐 전화신고를 했는데도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다는 것.

김씨는 이 날 0시30분쯤 신남네거리를 지날 때 요동이 갑자기 심해져 승객이 머리를 차 천장에 부딪히는 등 도로 상태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게다가 앞서 달리던 다른 차량들이 복공판에 차밑부분을 부딪히면서 불꽃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 도로가 내려앉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김씨는 이 날 새벽 3시50분쯤 7공구 현장사무소로 도로침하 사실을 신고했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20분쯤 후 다시 신고를 했다. 김씨는 7공구와 8공구 현장사무소에 4차례 전화를 걸었고 이 날 새벽 5시10분쯤에는 112에 전화를 걸어 침하사실을 알렸다.

마음이 놓이지 않은 김씨는 5분 뒤 다시 8공구 사무실로 전화를 했으나 전화받는 사람이 없어 7공구에 전화를 걸어 "왜 빨리 대응을 하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말았다.

"7번이나 전화를 했는데도 결국 사고로 이어져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신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공사관계자 등에게 실망을 넘어 배신감까지 느낍니다" 김씨는 한숨만 쉬고 있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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