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갑.을 선거구가 현행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가닥잡혔으나 재협상 대상으로 거론, 다시 통합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면서 선거판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통합이 되면 갑.을 모두에 현역의원을 두고 있는 한나라당의 최종 공천 결과 및 여권의 연합공천 성사 여부, 이원식 경주시장의 출마 가능성 등 많은 변수들이 돌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관심사는 갑구의 김일윤 의원과 을 지역 임진출 의원 간 공천 향배다.
무소속으로 당선돼 3선 고지를 밟은 김 의원은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국회 건설교통위원장 등을 맡고 있어 선수로든, 무게로든 단연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지역 대성인 경주 김씨 씨족 기반과 경주대.서라벌대.신라고교 등 학원 운영에 따른 지지기반 등을 바탕으로 이번에 당선돼 4선이 되면 한껏 높아진 국회내 위상을 활용, 지역화합과 경주경마장 건설, 고속철도 조기 착공 등 지역 현안 사업을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4전5기 끝에 지난 총선에서 헌정 이래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일 여성의원 1호를 기록한 임 의원은 경주 문화엑스포 국가 예산 확보 등 지역의 크고 작은 일을 꼼꼼히 챙겨 왔고 경북 유일의 홍일점 여성 의원이란 점을 내세워 공천 경쟁에서 결코 뒤질 게 없다고 자부하고 있다. 여성 몫 할당에 따른 비례 대표 배려설에 대해선 지역구 배려여야지 전국구로 배려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입막음했다.
그러나 이들 현역들의 공천경합에 최근 정종복 변호사가 가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천 경쟁이 점입가경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갑 지역에서 자민련 후보로 출마, 선전한 바 있는 정 변호사의 공천 신청은 특히 당 수뇌부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리에 이뤄진 것이란 얘기가 나돌면서 정식 공천 신청을 해 두고 있는 현역 두 의원 측의 촉각을 자극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젊은 후보란 점에다 한국노총 경주지부 등 26개 단체 고문변호사와 4천건의 무료변론 등 그간 지역 구석구석에서의 사회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온데다 경주 여.중고 출신인 부인 내조 및 박씨 종친회장인 빙부의 지원 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현 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두고 무엇하나 속 시원하게 이뤄낸 것이 없다는 게 지역 여론이라며 공천과 상관없이 무조건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검찰직원으로 있다가 최근 사표를 낸 안강 출신 김재곤씨도 고향의 청년조직 등을 기반으로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김씨는 최근 법무사 개업을 통한 주민 법무 상담 등으로 지역 봉사에 나서고 있으며 재직시에도 청년단체 회장을 맡을 정도의 유별난 애향심을 내세우고 있다.
선거구 통합 변수는 여권의 최종 출전 엔트리 선정에도 어려움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먼저 자민련에는 갑 지구당 황윤기 전의원과 을 지구당 이상두 전의원이 있다.
그러나 황.이 전의원 모두 자민련 간판을 달고 출마하지는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자민련은 인물난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차점 낙선한 황 전의원은 지난 13.14대 의원을 지내면서 추령터널, 건천IC 건설 등 고향발전을 위해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한 능력있는 일꾼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출마 자체를 두고 숙고하고 있다.
반면 이 전의원은 허화평 전의원이 추진중인 희망의 한국신당을 택해 출마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 전의원은 을 지역 위원장을 맡아 이 곳을 꾸준히 관리해 온데다 갑(외동)지역이 고향이고 지금도 살고 있다며 통합이 결코 자신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며 의욕을 비쳤다. 경주 이씨와 보수층을 기반으로 표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이관수 전국민회의 경주을 지구당위원장이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신청, 출전을 벼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영남 지역에서의 교두보 확보를 위해 이원식 경주시장을 공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여권 공천자가 누가 될 지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위원장은 국민회의 불모지에서 힘들게 지구당을 관리해 왔다는 점과 오랜 정당 활동 경험 및 청년 조직을 주축으로 구축해 놓은 지지기반을 자부하며 공천을 확신하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 힘있는 여당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도 있다.
또 백상승 전서울부시장과 국무총리실 정홍교 민원비서관 등 쟁쟁한 무소속 후보도 출마를 벼르고 있다.
경주시장 선거에 두번 나서 낙선하고 지난 총선에 신한국당 공천을 받아 을구에 출마해 낙마하는 등 거푸 고배를 든 백씨는 높은 인지도 등으로 이제야 말로 때가 무르익었다며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현곡면에서 노모와 함께 생활하면서 그간 꾸준히 지역을 갈아온 백씨는 통합이 되면 시장 선거를 통해 경주 전역을 골고루 누빈 게 효험을 발할 것이라며 고향을 위해 마지막 정열을 바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정 비서관은 이당 저당으로부터 공천 신청 권유를 받았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키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년이 1년 남짓 남았지만 고향에서 살면서 봉사할 기회를 갖고 싶어 앞당겨 명퇴 신청을 하고 430년 동안 살아 온 고향 양북면과 외가 양남면을 기점으로 표밭갈이에 들어갔다. 정 비서관은 누대로 살아 온 토박이에다 국무조정 경험 등으로 가장 경쟁력을 갖춘 후보라고 자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달 사표를 던진 전 국가정보원 포항소장 이종웅씨가 젊은 층과 경주 이씨 문중 등을 기반으로'경주는 변해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선거전에 뛰어 들었고 3선 경북 도의원으로 농협조합장 출신인 최원병 경북도의회 부의장은 고향인 안강 쪽에서 농협을 대표해 출마하라는 거듭된 권유를 받고 있어 최종 결심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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