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가 선거논쟁으로 뒤숭숭한 마당에 그 틈새를 노린듯 대구지하철 2호선 공사장 복공판이 붕괴되면서 시내버스가 매몰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그나마 다행한 건 사고발생 시점이 새벽 6시쯤이었기 때문에 교통량이 적어 그야말로 '상인동 가스폭발 대참사'의 재현은 면했다는 점이다. 대구지하철 공사의 안전성 문제는 그 어느 과제중 가장 강조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이번사고가 갖는 의미는 실로 크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지난 95년 4월 지하철 1호선 공사장 영남중.고교에 인접한 상인동 네거리에서 출근시간에 터널 내부의 도시가스가 폭발하는 바람에 학생 등 모두 101명이 사망하고 169명이 중경상자를 낸 유례가 드문 대형참사가 있었기 때문에 2호선 공사의 최대 과제는 바로 '안전'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건 우선 지하철공사 관계자들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도 만약 출퇴근 시간대나 교통량이 빈번한 한낮에 일어났다면 '제2의 상인동 참사'의 악몽이 재현되고도 남을만 했다. 사실 지하철 2호선 공기가 대구시의 예산사정으로 당초 99년 완공에서 2002년으로, 다시 2005년으로 연장되는 것 자체가 시민불편은 물론 사고위험도 그만큼 늘어났다는 점에서 시민불안이 중첩되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또 이 예산문제에 집착하다 보니 자연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고 공사도 지지부진한게 이번 사고의 한 원인으로 꼽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동서관통로 중간이 장기간 시설물로 막힌 그 자체가 불편과 위험을 가진데다 크고 작은 사고로 원성이 자자했다. 그래도 이번과 같은 사고에 대한 대비책은 지하철 공사측이 으례 철저히 마련해 놓았을 것이란 시민들의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사고에 접하고 보니 당장 공사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앞으로 같은 유형의 사고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시민불안이 근원적인 문제일 것 같다.
이 불안 때문에 2호선 공사장 도로를 기피하게 되면 가뜩이나 정체가 심한데다 인접도로의 정체상황은 그야말로 '교통지옥' 그 자체가 될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차원에서 대구지하철당국은 이번 사고의 철저한 원인규명과 그 대책을 마련, 그야말로 시민들의 사고불안이나 그에 따른 불신을 해소하는게 급선무임을 우선 촉구한다.
그러려면 전 공사구간에 대한 철저한 재점검에 나서 문제가 있으면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철저히 제거하는게 대전제임은 말할나위가 없다. 이에는 대구시장이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고 시장이 담보하는 안전문제에 대한 대시민 성명을 내는 것도 신뢰구축의 한 방편임을 주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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