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낚아 올리는 겨울 바다낚시에 강태공들의 하루가 짧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쐬며 대어를 꿈꾸는 강태공들의 발길이 동해안 방파제로 이어지고 있다.
겨울바다에 드리운 낚싯대를 바라보며 회상의 나래를 펴면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입질은 추위와 지루함을 잊게 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손끝으로 전해져 오는 물고기의 몸부림, 팽팽한 낚싯줄을 통해 느껴지는 힘찬 역동감, 대물이 아니면 어떠랴 .
동해안의 꾸불꾸불한 해안선을 따라 떠나 보는 겨울 바다낚시는 드라이브를 겸할 수 있어 좋다. 때문에 경주 감포부터 포항·영해·영덕·울진에 이르기까지 주말이면 곳곳의 방파제마다 꾼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인트를 어디 잡아도 괜찮은 곳이 바로 동해안 겨울 바다낚시지만 가급적이면 수심이 깊은 곳을 택하면 조황이 훨씬 낫다. 밀물과 썰물의 조수간만의 차가 다른 해안보다 크지 않아 낚시시간이 조금 짧은 것이 흠이라면 흠. 남해안 같은 곳과 달리 동해 바다낚시는 입질이 매우 순간적이어서 빨리 현지에 적응하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볼락과 벵에돔·황어·방어·돌돔에다 가끔 감성돔도 걸려든다. 낚시꾼들을 흥분시키는 감성돔이라도 잡게 되면 더없이 좋은 날. 감성돔은 양식이 안되고 자연산 뿐이기에 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어종. 감성돔은 주로 남해안이나 제주도 원정출조에서 잘 잡히는 고기. 그밖에 숭어나 도다리·광어·망둥어·도루묵 등 잡어들의 입질도 심심찮다. 즉석 횟감으로는 더할나위 없다.
방파제 낚시에 잡히는 물고기의 크기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동해안은 어디를 가더라도 40㎝이상 대어급 입질이 잦고 씨알도 굵다. 방파제 낚시는 어느 때고 상관없지만 꾼들이 가려 찾는 시간대는 있다. 새벽시간에는 새벽 4시부터 오전 9시까지 즐겨 찾으며 낮시간 경우 오후4시에서 오후9시까지.
요즘들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경북 포항 흥해의 신항만 방파제에는 평일에도 100, 200명이 넘는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드리운다. 감성돔 소문으로 주말이면 수백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발비딜틈이 없을 정도로 혼잡해 갑자기 바다낚시의 명소로 떠올랐다. 현재 내·외방파제로 나눠 공사가 진행 중인 신항만에는 주로 30, 40㎝가 넘는 숭어가 많이 잡힌다. 이따금 감성돔·꽁치·게르치나 잡어들의 입질이 잦아 꾼들의 발길을 묶어놓고 있다. 안쪽 방파제에서 포인트를 잡지 못한 꾼들은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 한 가운데 외롭게 만들어진 바깥 방파제로 옮겨 재미를 보기도 한다. 이곳의 고기입질은 짧아서 자칫 미끼만 빼앗기고 허탕치기 일쑤. 현지의 꾼들은 약간의 입질만 있어도 잡아당길 것을 충고한다. 해가 지면 숭어들이 희번득거리며 물길질한다.
방파제 바다낚시를 떠나기 앞서 신경을 써야하는 것이 미끼와 밑밥. 많이 쓰이는 미끼로는 얼린 크릴새우나 살아있는 청갯지렁이, 홍갯지렁이, 고기를 끌어모으는 밑밥은 새우와 압맥과 집어제(파우다) 등을 첨가해 뒤섞어 만든다. 장비로는 3칸(5m40㎝)이상 민장대 낚싯대와 릴낚시, 뜰채 등이 필요하며 방파제에서는 미끄럼과 추락에 조심해야 하고 파도에 대비해 장화를 신으면 좋다. 방한모·방한복·장갑도 필요하다. 문의:대구낚시연합회(053)627-3911. 포항신항만 조황 문의:(0562)261-2700(청호낚시·이우영)
鄭仁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