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창당 의미

입력 2000-01-20 15:17:00

20일 출범한 새천년 민주당은 우리 정당사에서 뉴밀레니엄의 첫 집권당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현 김대중(金大中)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회의의 법통을 이어받은 새천년 민주당은 21세기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에 맞추어 사회 각분야의 개혁과 변화를 솔선, 국력의 비약과 민생의 안정을 기해야 한다는 중차대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국가경영을 책임진 집권여당이라는 점에서 정치안정을 이룩해 나가면서 '국민의 정부'가 내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발전이라는 국정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눈앞에 다가온 총선에서 안정의석을 확보, 뉴밀레니엄 벽두의 국정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나가면서 국민 모두가 염원하는 정치개혁과 선진화를 주도해야 할 입장에 놓여있다.

이는 이날 대회에서 당총재로 추대된 김대중 대통령이 신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주요 명분으로 내건 '동서화합을 통한 전국정당화'와 지역정당 탈피라는 현실적 목표와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김대중 정부가 절감해온 '소수정권'으로서의 한계는 결국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당과 정권의 벽을 뛰어 넘어 국민 각계층의 고른 지지속에 국정을 운영할 때 극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4월 총선에서도 지역분할 구도를 타파하기 어려우며 이제 남은 것은 수도권 싸움뿐"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 안정의석 확보를 위해 얼마나 힘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민주당은 또 당내외 민주주의를 강령상의 3대 이념으로 명시했듯이 새천년을 맞아 태어난 정당답게 국민의 정치불신과 혐오를 치유하기 위한 정치개혁을 솔선, '달라진 정치'를 선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낙천.낙선운동을 추진하고 이에대해 여론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도 밀실.하향식 공천타파 등 당내 민주주의를 통해 정치권에 새바람을 불어 넣어야 한다는 절규나 다름없다.

민주당 신진영입 인사의 대표격으로 창당준비위 총무위원장을 맡았던 이재정(李在禎)씨가 20일 "국민의 염원인 민주주의 기반을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서도 우선 당 스스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다짐인 셈이다.

당내 민주주의가 국민이 바라는 '새정치'의 출발점이라면 경제위기의 완전한 극복과 재도약은 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떠안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김 대통령이 'IMF(국제통화기금) 졸업'을 선언했지만, 이는 외환위기의 종식일 뿐 경제위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따라서 위기의 재발을 근원적으로 막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재벌개혁 등 각종 경제개혁 조치를 착실히 이행해 나가면서 시대적 조류에 맞게 정보화와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을 뒷받침, 지식기반사회로 전환해 나가는 작업을 담당해야 한다.

더구나 IMF사태 후유증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어 이른바 '20 대 80%'의 사회가 도래했다는 지적이고 보면 향후 경제위기 과정에서 소외된 중산.서민층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이 3대 이념의 하나로 '생산적 복지' 구현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의 창당대의원들은 20일 발표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우리 새천년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하는 개혁적 국민정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4월 총선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지는 이같은 약속의 실천여부를 가름하는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