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성갑
대구의 신정치 1번지라고도 하는 이곳은 이번 총선에서 이른바 반여 정서로 통하는 TK민심의 파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정치인 인기도에서 지역의 선두권을 줄곧 지켜온 박철언 자민련부총재가 지역정서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 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박 부총재는 자신을 황산벌 싸움에 나서는 계백장군에게 비유한다. 적어도 선수(選數) 하나 더 늘리겠다는 구차함은 보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지역의 정서를 이유로 한 탈당 권유도 많지만 떳떳하게 자민련 후보로 정면대결을 벌여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중등록제가 도입되더라도 비례대표에 등록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역구에서 떨어지면 미련없이 정계를 떠난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반면 16대 진출에 성공한다면 '나라와 지역을 위해 나서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고비 때마다 좌절됐던 대권의 꿈을 펼쳐 보인다는 각오다.
여기에 도전하는 한나라당의 진용은 다소 유동적이다. 현 이원형 위원장 체제를 그대로 밀고 나갈 지 아니면 거물을 영입할 지에 대해 결론을 완전히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한 때 김만제 전포철회장 영입설이 우세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어려울 때 지구당을 맡아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른 공헌도를 고려, 이 위원장 유임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이기택 고문이 밀고 있는 권오선 전민주당위원장도 한나라당 공천을 위해 대시하고 있다. 권 전위원장은 공천에 상관없이 출마한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로 지역에서는 '박철언 저격수'로 통한다.
이같은 두 세력의 대결 틈바구니에 새천년민주당의 공천신청을 낸 전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 박남희 교수가 있다. 박 교수는 지난 3년간의 표밭갈이에 대해 심판을 받아보겠다는 자세다. 다만 박 교수의 출마 여부에는 부군인 정호선 의원(전남 나주)의 거취와 공동 여당의 연합공천 실현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84년 8.12 보선에 출마한 적이 있는 김영술 전민추협 운영위원과 안기부 대구지부장 출신의 이창용씨가 한나라당 공천신청을 해 놓고 있다. 김씨는 야당에서 잔뼈가 굵어온 경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교수로 있는 이씨는 98년 부하직원의 비리에 대한 지휘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대한 명예회복 차원에서 총선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분석이다.
◈구미갑
구미 갑 지역은 자민련 박세직 의원의 3선 가도에 어느 때보다 젊은 출마 예상자들이 출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노장과 신진의 한판 대결이 펼쳐질 판이다.
1차 관심사는 한나라당에서 최종 공천을 받아 출전할 주자가 누구냐 여부다. 특히 이 지역은 구미 을에 출마할 것이 확실한 김윤환 전부총재와의 연계성 때문에 김 전 부총재의 입김이 공천에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에 정식 공천 신청한 이는 현 지구당 위원장인 한만수 변호사와 정보호 도의원 등 두 사람.
대선 당시 같은 법조 출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측면 지원한 한 변호사는 박세직 의원이 탈당, 자민련으로 이적한 98년 8월부터 지구당을 맡아 관리해 왔다. 한 변호사는 처녀 출전으로 박 의원에 비해 인지도와 조직의 약세는 인정하면서도 지역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으로 여권에 대한 지역 반감이 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을 자신한다.
반면 한나라당 사무국장과 약사회장 등을 지낸 정 도의원은 시의원과 도의원 등 순차를 밟은 착실한 정치 수업과 도의원 선거 당선에서 보듯 구미 갑 지역의 절반인 자기 지역구에서의 실체적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공천 경합에 나섰다. 공천 결과를 보고 최종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에 입당한 김만제 전 포철회장의 구미 갑 출마설이 거듭 제기되고 있어 최종 공천 결과는 막판 두껑이 열리기 전에는 알 수 없는 형국이 되고 있다.
이에 박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일단 현 위원장인 한 변호사가 낙점받는 것에 무게를 둔 채 지난 주부터 서울에서 보좌.비서진이 이 곳에 내려와 상주하는 등 조직을 총선체제로 발빠르게 전환했다. 한나라당에 비해 자민련 인기가 시들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산. 특히 88올림픽 조직위원장에 이어 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 측은 이번에 당선돼야 88올림픽 마냥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지난 4대 도의원을 지낸 새천년 민주당 한기조 위원장도 출마의사를 밝히고 정치판 마당발을 자처하며 당에 공천을 신청키로 하는 등 출마대열에 합류했다. 여기에 노동자의 대변인을 강조하며 14.15대 출마 경력의 윤상규 구미노동사회정책연구소장이 홍사덕 의원 등이 추진 중인 무지개 연합의 공천을 겨냥, 보폭을 넓히고 있고 지역에서 꾸준히 교통문제와 노동문제 상담 등 봉사활동을 펼쳐 온 김철호 21세기 노동문제연구소장도 지난 총선 출마 경험을 바탕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정치1.2부,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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