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결코 멀리 할 수 없는 진균(眞菌·곰팡이). 사람에게 유익한 진균이 있는가 하면 해롭거나 무해한 것도 있다. 그러나 무해한 진균도 우리 몸이 약해 졌을 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들은 대를 이어 진균, 즉 곰팡이 박멸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피부 진균증(곰팡이병)의 원인균은 사람·동물·흙 등에 각각 친화성을 가진 것이 있는가 하면 그 나라와 기후, 생활습관 등 환경에 따라 종류가 다르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자유로워진 여행과 교류, 동물 수출입 등으로 균의 세계적 확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날이 갈수록 기세등등해지는 피부 진균 제압을 위해 해당 균의 생리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곰팡이와의 전쟁을 선언한 사람들이 있다.
25년간 직접 균을 배양, 각종 진균성 질환 추적 및 격멸 활동에 힘을 쏟고있는 가톨릭피부과의원내 진균의학연구소(소장 서순봉·79)는 우리나라 진균병 교육·연구와 퇴치의 산실 기능을 충실히 수행, 진균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피부과 의사로선 유학 초창기에 도미(渡美), 진균증에 대해 연구를 하고 돌아온 서 소장을 주축으로 가톨릭 피부과의원의 김성화(48)·오수희(44)·최성관(41)·이영헌(36)·윤준혁(35) 피부과 전문의와 방용준 병리실장이 주축이 된 연구팀. 여기에는 경북대·영남대·대구효성가톨릭대·계명대·동국대 의대 피부과 교수와 대구파티마병원, 일본 위생미생물연구센터, 고운피부과의원의 피부과 전문의가 연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총 17명이 팀을 이룬 진균의학연구소가 공식 설립된 것은 지난 98년이지만 가톨릭피부과의원 의사들을 중심으로 한 진균 추적활동은 75년 피부 진균증의 원인균 배양과 함께 감염원을 조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66년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한센씨병 환자 조기발견과 치료를 목적으로 가톨릭피부과의원을 설립한 이후 70년대 들면서 각종 피부 진균증이 극성을 부리자 이의 치료와 예방을 위한 역학조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피부과 의사의 대부로 불리던 서순봉 경북대 의대교수의 자문아래 76년에 원인균 배양에 들어가 지난해 까지 무려 15만여명의 환자에서 균종과 병형의 연차적 변천을 관찰, 발표하는 성과를 얻었다.
그동안 전국 11개 의과대 부속병원 피부과의 진균학 연수기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며 93년에는 연세대·계명대·대구효성가톨릭대·영남대 의대와 함께 '조갑 및 족부백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98년에는 전국 53개병원과 공동으로 '항진균치료' 연구과제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 연구팀들은 1950년대 후반과 80년이후 고양이·토끼 등 애완동물을 통해 외국에서 도입된 진균이 환자의 옷이나 방먼지에 의해 감염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86년에는 수입소를 통해 농민들에게 균이 전파,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밖에 외국 유도 선수로부터 감염된 새로운 균을 발견했고(95년) 지난 80년대 피부진균의 유성(有性)세대 연구를 실시, 국내서 분리된 3종의 피부 사상균의 감염 형태 및 분포를 규명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애완용 토끼로부터 균이 감염된 환자가 많은 점에 주시, 연구를 진행하여 토끼와 사람으로부터 분리된 균이 우리나라에 이미 존재하는 균과 다른 유성세대임을 밝혀 낸 가운데 그 감염원에 대한 추적조사를 펴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원들이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피부 진균증 관련 논문은 35편. 연구 논문들은 지난 91년·94년·95년 대한피부과 춘계 학술대회에서 포스터상을 받은 것을 비롯 94년부터 99년까지 다섯차례에 걸쳐 대한임상병리사 및 미생물검사학회 학술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연구소는 2000년대에도 우리나라 진균의 변천·변이 과정을 처음으로 확인한 기관답게 각종 진균 격퇴를 위해 신생 진균을 배양, 추적중인 국내 피부과 의사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원인균을 규명, 각종 진균 박멸에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간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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