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개혁이 거꾸로 가고 있다.현직 경찰서장이 부인의 채권해결을 위해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데 이어 경찰직원이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돈을 요구하다 잠적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지난 12월 1일 '경찰개혁 100일 작전'이란 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경찰 이미지 쇄신을 해 온 경찰의 내부 실상이 적잖은 부패로 물들여져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들이다.
폭력배를 동원한 경우나 불륜사실을 미끼로 돈을 뜯으려한 파렴치한 현직 경찰관의 행태는 '민중의 지팡이'라 불리는 경찰이 '민중의 몽둥이'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모면키 어려운 대목들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경찰의 명예를 더럽히는 내부 부조리에 대한 척결의지가 엿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륜사실을 미끼로 세사람에게 돈을 뜯으려한 경찰관의 경우 내부 첩보 입수과정에서 본인에게 수사착수 사실이 인지돼 수사대상자가 이미 잠적해 버렸다. 또 포항남부경찰서는 수사대상자 김모(33)경장이 지난 5일 사표를 내자 곧장 수리,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있다. 사건제보가 포항북부경찰서에 접수된 상황에서 김 경장이 근무하는 포항남부경찰서에 내부 정보통보가 없었다는 경찰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부분이다. 게다가 포항남부경찰서는 파렴치한 범죄행위로 수사대상에 오른 김 경장에 대해 "돈을 뜯기 위한 협박이 아니라 단순한 장난전화 였다는 것이 본인의 주장"이라며 "그간 별 사고 없이 성실히 근무해 온 직원"이라 밝혀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현편 조직 폭력배를 동원한 혐의로 구속된 현직 경찰서장에 대해 많은 경찰들은 "부인을 잘못 만난 탓"이라며 동정론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구속된 경찰서장의 인품을 잘 알고 있는 경찰이라면 안타까움과 연민의 정을 표시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조직의 명예가 추락한 사실에 대한 공분과 근본적 제도개선에 대해서는 반성의지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서 담장에 벽화를 그리고 경찰캐릭터'포돌이''포순이' 인형을 교통정리에까지 동원하는 등 전시성 행사에 전력을 기울여 온 경찰은 이제 '손톱밑에 가시'보다 '쉬스는 염통'을 되돌아보는 진정한 내부 개혁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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