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고도-출토 유물 미스터리

입력 2000-01-14 14:06:00

지금까지의 풍납토성 발굴결과를 보면 이상하게도기원전 2,3세기~기원후 5세기경의 백제 유물만 출토된다.

문헌기록을 보면 풍납토성을 비롯한 한강유역은 처음에는 부여족 갈래인 온조집단이 백제를 일으킨 본거지였다가 고구려에 광개토왕과 장수왕이 등장하는 4세기즈음에는 고구려에 넘어갔고 다시 550년경에는 진흥왕이라는 정복군주를 만난 신라에 완전히 장악된다.

그러므로 이런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면 풍납토성에는 백제유물 뿐만 아니라 고구려, 신라는 물론 그 뒤를 이은 고려, 조선시대 유물도 나타나야 정상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발굴결과는 이런 상식을 뛰어넘고 있다.

고고학자인 서울대 최몽룡 교수는 "지금까지 이뤄진 발굴에서 풍납토성에서 한성백제 이후 유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이 성의 성격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있다"고 지적한다.

비단 최 교수 뿐만 아니라 많은 고고학자들이 지적하듯이 풍납토성은 성으로서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범람이 잦은 한강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발굴결과로 다음과 같이 잠정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즉 풍납토성은 백제초기 어느 시기까지 왕성으로 사용되다가 대홍수로 만나 성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거나 아니면 남하하는 고구려에 일시에 초토화된 뒤 곧바로 폐기됐으며 이후 황무지나 다름없어졌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몽촌토성을 백제왕성터로 보았던 최 교수는 최근 풍납토성 일대에 대한 발굴이 잇따르면서 그동안의 주장을 다소 수정하면서 한성백제 초기 어느 시기까지 이곳에 있었던 왕성이 몽촌토성이나 이성산성 등지로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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