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비전향 장기수로 복역하다 출소한 60대가 30대 약사와 결혼한다.
비전향 장기수로 지난해 3·1절 특사로 풀려난 양희철(65·서울 관악구 봉천7동)씨와 경희대 약학과 출신의 김용심(35·여)씨가 주인공.
이들은 오는 16일 오후 1시 관악구청 구민회관에서 화촉을 밝힌다.
고려대 상경대를 졸업한 양씨는 지난 62년 월북했다가 돌아와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 36년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현재 정식 한의사는 아니지만 투옥중 독학으로 한의학을 배운 그는 봉천7동에서 비전향 장기수 출신들과 함께 '우리 탕제원'(한약방)을 운영하고 있다.
84학번으로 학생운동을 하다가 학업을 중단한 채 노동현장에 투신하기도 했던 신부 김씨는 현재 서울 을지로의 한 대형약국에서 약사로 근무중이다.
둘의 첫 만남은 양씨가 출소한 뒤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 합동기자회견장에서 이뤄졌다.
장기수 후원회 회원이었던 김씨는 양씨가 한의학에 정통하다는 소문을 듣고 그에게 한의학을 배우게 되면서 서로의 정이 싹트기 시작한 것.
마침내 지난해 7월 김씨가 양씨에게 "좀 더 가까이서 생활하고 싶다"고 청혼함으로써 결혼에 이르게 됐다.
나이 차를 의식한 양씨의 주저에도 불구, 끝까지 양씨와 친정 어머니 등 가족들을 설득한 김씨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인생이 너무 존경스러워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씨는 "통념상 너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면서 "장기수가 공동생활하는 탕제원을 더욱 알뜰하게 꾸려나가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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