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옹기-식탁위의 악센트

입력 2000-01-12 14:00:00

투박하고 거친 자연미를 지닌 옹기가 생활용기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스텐·알루미늄·유리병·파이렉스·합성수지를 사용한 신식그릇에 떠밀려 식탁에서 사라졌던 옹기가 '숨쉬는 자연그릇'으로 각광받으면서 식탁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

보통 가정에서는 옹기 비빔밥이나 국밥그릇·접시·항아리류·양념그릇·물컵류·옹기찻잔이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편. 요즘에는 도시생활에 알맞은 크기와 모양을 갖춘 김치단지와 쌀독이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

"옹기의 시커먼 색상이 부담스러우면 옹기 바닥에 늘 쓰던 깨끗한 접시를 받치면 색다른 식탁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접시 대신에 삼베포를 깔아도 잘 어울린다"고 식공간연구소 조은정 소장은 말한다.

주부 김수희(34·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외국인을 초청해서 항아리를 와인쿨러로 썼더니 감탄하면서 한국의 전통문화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며 동서양이 혼합된 퓨전푸드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적인 옹기가 서양 식기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한때 김칫독과 장독을 빼고는 어항·화기(花器)·콩나물 시루와 같은 장식성 용기로 전락했던 전통옹기는 건강과 자연을 생각하는 내추럴 바람과 함께 다시 생활그릇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때 납성분이 포함된 광명단 유약을 바른 옹기 소동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수면하에 가라앉은 상태. 광명단을 바른 옹기는 구울 때 낮은 온도에서 유약이 녹아 연료값이 적게 들고 빛깔도 좋아 보기에는 좋지만 전통 옹기에 비해서 무르고 쉽게 깨져버리는 단점을 지닌다.

"광명단 유약을 바른 옹기는 굉장히 반짝거리고 표면이 부드럽고 매끈하다. 반면에 전통 옹기는 불투명하고 표면이 거칠면서 숟가락으로 음식을 뜨면 그릉그릉 하는 소리가 난다"고 조은정씨는 구별법을 말한다.

자칫 새로산 옹기의 밑바닥이 거칠어서 식탁이 긁힐 우려가 있을 때에는 바닥을 거친 사포로 여러번 문질러주면 부드러워진다.

최근에는 작가들의 작품 옹기도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일반 항아리는 뚝배기 5천원, 쌀독 3만5천~5만원, 항아리 1만2천~6만원, 김치단지 2만~5만원, 된장찌개용 가마솥은 6천~3만원, 다기세트(주전자, 잔 3개, 수구1개)는 4만~5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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