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셔너 수잔느 따라지에브-임상규씨

입력 2000-01-12 14:22:00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 원로 작가와 함께 현재 유럽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견 작가들을 선정, 유럽 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수잔느 따라지에브)

"이번 전시를 통해 대구 시민과 미술인들이 새로운 미술 세계를 접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구 작가들의 작품을 유럽 작가들과 나란히 전시한 것은 지역출신들을 외국에 홍보하기 위해서죠"(임상규)

매일신문사와 대구문예회관 공동 주최로 오는 30일까지 대구문예회관(053-606-6200)에서 열리는 '대구-유럽 밀레니엄 미술전'의 작가 선정을 담당한 두명의 커미셔너, 수잔느 따라지에브(55.프랑스)씨와 대구 출신의 재불교포 임상규(46.프랑스 국제미술협력협회 회장)씨.

행사 준비를 위해 10일 전시장을 찾은 이들은 전시회 참여작가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유럽 미술계의 흐름과 외국 진출을 위해 지역 작가들이 갖춰야할 사항 등에 대한 폭넓은 얘기를 나누었다.

따라지에브씨는 파리에서 2개의 화랑을 경영하고 있는 경력 35년의 화상이자 프랑스 미술계의 실력자. 세계 각지에서 유망 작가를 발굴해온 그녀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대구작가중 정점식.김인숙.유재학씨의 작품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성을 이으면서도 세계 어디에 내놔도 공감을 얻을 정도의 보편타당성을 지녔다는 것.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을 뛰쳐나와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라"고 주문한 그녀는 한국 작가가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개인전부터 열지 말고 대형 살롱전이나 국제견본시에 참가, 인지도를 높인 후 개인전에 도전하라고 귀띔했다.

또 화랑이 유럽시장에 진출하려는 경우 이미 이름이 알려진 유명 작가 1, 2명에 젊은 작가를 함께 선보여야 커미셔너의 눈을 끌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각 견본시마다 행사 성격이 판이하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정보 확보라고.

따라지에브씨는 현재 유럽 미술계의 흐름에 대해 '구상으로의 귀환'과 함께 심오한 철학적 사색이 돋보이는 작품보다 인체를 주된 소재로, 사소한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작품에 반영하는 작가에 관심이 있다는 그녀는 체류 일정을 늘려 보다 많은 한국 작가들을 접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나타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자료의 집중화'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는 임상규씨는 현대 미술계에서는 좋은 작품의 제작뿐 아니라 철저한 정보 수집과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협 등 미술인 단체가 중심이 돼 국제적 미술행사에 대한 자료를 지속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수집, 대구지역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야 지역 미술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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