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정기 투자-전문가 조언

입력 2000-01-12 00:00:00

연초 반짝 상승이후 사흘간 110포인트나 폭락했던 주식값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또 지난해 증시를 주도했던 정보통신·인터넷 관련 주식이 폭락세에서 벗어나 급격한 반등세를 보인 가운데 소외됐던 금융주와 업종 대표주들도 상승하는 새로운 양상도 나타났다.

이같은 시장의 변화에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 주가 반등이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인지 아니면 상승세로 이어지는 전환점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또 정보통신주가 여전히 주도주의 위치를 유지할 것인지, 이른바 가치주가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지도 안개속이다.

여기에다 우리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이 10일과 11일 연속 강한 반등세를 보이긴 했으나 금리인상이란 걸림돌이 있어 상승세 지속을 점치긴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월말까지는 조정장세가 계속된다=증시가 반등했다고는 하나 연초 이후 사흘간의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따라서 반등이 곧바로 상승세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주가는 지수 1000선 아래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성호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 증시의 반등은 미국증시의 반등과 3일 연속 100포인트 이상 하락한데 따른 반발매수가 복합돼 나타난 현상"이라며 "일단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고 투신권의 스폿펀드 환매를 위한 매물도 많이 해소돼 전망은 밝지만 당분간 급등락이 교차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증시가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어 상승세를 지속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다음달 대우채 환매를 앞둔 투신사들도 유동성 확보 때문에 대규모 매수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달말까지 주가지수는 930~1050선에서 박스권을 유지하다가 다음달초에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조재홍 한국투신 주식운용6팀장은 "미국증시의 불안이 일단 해소됐고 이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투신사 스폿펀드 2조원 가운데 지난 10일까지 1조5천억원이 만기가 돼 공급측면의 압박요인은 없어졌다"며 "현재 경기는 계속 상승국면에 있는 만큼 앞으로 미국증시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국내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주냐 가치주냐=정보통신주가 주도주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과 실적위주의 가치주가 새로운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주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견해가 약간 앞서고 있다. 다만 정보통신주라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식이 각광을 받을 것이며 지난해처럼 단순히 성장성 하나만을 토대로한 주식은 외면받는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것이란 분석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올해 주도주는 정보통신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11일 상승세를 보인 금융주가 새로운 테마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는 있으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의 오현석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성장주와 가치주간의 수익률 갭 메우기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은 투자자들이 주도주를 여러 각도에서 타진하고 있는 단계이나 IMT2000(차세대정보통신망) 등 호재가 많아 성장주는 올해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재홍 한국투신 주식운용6팀장은 "올해 정보통신·인터넷 관련주가 주도주가 된다해도 향후 1-2년안에 실적이 가시화되는 정보통신주는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반면 단순히 성장성만 가진 주식은 전망이 흐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치주에도 주목하면서 단기매매에 치중하라=전문가들은 증시가 앞으로 20일간은 조정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정보통신주와 함께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주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주식보유기간은 가능한 짧게 잡을 것을 권고한다.

이병익 미래에셋 운용본부장은 "아직 주도주 부재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정보통신주 60%, 전통적 블루칩 4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각 종목중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대표성을 가진 우량주식을 집중 매수할 것"을 주문했다.

박용선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보통신주 가운데서도 실적호전주와 기업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에 관심을 갖되 당분간 시장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능한 주식보유기간을 짧게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황성욱 한화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지금 정보통신주 일변도로 가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며 "지수 950-1000을 박스권으로 설정해놓고 정보통신주와 실적호전주에 균분 투자하면서 단타매매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한국통신,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종목대표주를 저점 매수해 장기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조정 장세에서는 개인들이 리스크관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간접투자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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