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총선 묘안찾기

입력 2000-01-10 15:04:00

여야는 16대 총선이 불과 석달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각종 여론조사 결과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가 전체유권자의 40∼50% 대에 이르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여야는 아직까지 뚜렷한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이들 '무당파'의 표심이 선거결과를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무당파 계층을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묘안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회의=정치불신이 극심한 상황에서 '무당파'가 증가하고 있지만, 결국 정부와 여당의 개혁적인 모습에 이들이 친여세력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아직까지 지지정당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무당파'의 주류가 고학력의 20∼30대라는 점에서, 당의 개혁적 이미지를 강화할 경우 여당지지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정책대결을 통한 정공법으로 이를 공략할 태세다.

이를 위해 국민회의는 집권당의 법통을 이을 새 천년 민주당이 오는 20일 창당대회를 통해 발표할 정강·정책을 통해 정부와 여당의 개혁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 새 정치의 분위기와 바람을 조성하며 부동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무당파, 부동층 표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조직적인 홍보활동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특별 홍보강화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우선 전국 지구당별로 10명씩, 2천여명이 넘는 핵심 홍보요원을 이달 중순까지선정, 연수원 입소교육을 통해 총선 홍보전략을 마련하고, 효과적인 홍보기법 교육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또 각 지구당에 홍보자료로 활용할 당원교육용 홍보비디오를 새로 제작·배포하고, 새정부 출범이후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중심으로 그동안의 성과를 정리한 3종의 정책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홍보준비 작업에도 나섰다.

◆자민련=각종 여론조사 결과 '무당파' 유권자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자민련은 '텃밭'인 충청권에서 '무당파'가 늘어날 경우 충청권 석권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충청권의 무당파층이 40~50% 정도로 나타나고 있는데다 김용환(金龍煥) 의원이 주도하는 '희망의 한국신당'이 무당파를 흡수하려는 '틈새전략'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무당파의 상당수가 기성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모습에 실망한 고학력, 중산층이라고 보고, 참신한 인물을 대거 공천해 부동층을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 고위 당직자는 "새로운 인물을 대거 공천해 자민련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것"이라면서 "충청권에서의 현역 탈락률이 예상외로 높게 나타날수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또 현정권의 개혁 일변도 정책에 불만을 느낀 보수성향의 인사들도 상당수가 부동층에 머물러 있다고 판단, 이들을 흡수하기 위해 당의 보수색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종필(金鍾泌) 총리가 복귀하는 11일 오후 수원에서 이한동(李漢東)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신보수대토론회를 갖는 것도 이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다.

또 11일 선거준비기획단을 발족해 보수정당으로서의 이미지 홍보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총선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차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아직까지 '무당파'가 전체 유권자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중 고학력, 젊은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최대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에서 조차 무당파가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자 긴장하고 있다. '안방에서의 반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무당파'의 공통성향이 '3김정치'식 구태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라고 보고 작년 8월 제2창당을 선언하며 제시한 뉴밀레니엄 리더십과 '3김정치' 청산작업을 총선 준비과정에서 구체화함으로써 이들을 적극 끌어안는다는 전략이다.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작년 연말 뉴밀레니엄위원회에서 건의한 당 개혁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는 작업을 추진, 당 개혁을 모색하는 한편 새로운 정치세력 구축을위한 신진인사 영입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물갈이'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의 핵심이슈를 '3김정치의 연장이냐, 새로운 정치의 구현이냐'는 식으로 단순 대비시켜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계획이다.

한나라당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9일 "구태정치에 대한 변화 욕구가 강한 유권자들에게 현정권의 독선, 독주를 막기 위해선 강력한 야당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설득해, 야권의 분열을 막고 반여성향의 표를 최대한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당 지도부는 독자세력화를 모색하고 있는 '한국의 선택 21',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주도하는 개혁신당 등과의 연대의 필요성을 절감,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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