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문화사업-경북

입력 2000-01-06 14:08:00

문화가 산업이 되는 시대가 본궤도에 진입했다. 이름난 TV 드라마의 촬영 장소가 전국적 관광지로 부상하고, 열차 여행 프로그램 개발 이후 산간 오지가 저명한 순례지로 변하고 있다. 농업 외에는 별다른 사업이 없어 애타는 경북 도내 농촌 시군들은 문화 산업을 최대의 유망 종목으로 꼽을 정도. 올해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어떤 문화 사업들이 펼쳐질지 새해 계획을 알아 본다.

올해 문화 관련 사업비로 책정된 돈은 경북도 본청 것만 732억원 정도이다. 그 중 400여억원이 문화재 보수에 배정됐으나, 새로운 시도도 적잖게 눈에 띈다.

▲국학진흥원 개관안동시내에서 출발해 가다가 도산서원을 2㎞쯤 못미친 지점에 건립 중인 이 진흥원의 1차 사업이 완료돼 올해 중에 개원된다. 지금까지 건설비로 110억원이 들어갔고 올해 중에 90억원을 추가로 마련했다는 것.

전체 5만4천여평에 일단은 본관 건물('홍익의 집', 건평 3천900여평)만이라도 완공해 연구·교육 사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마련해 작동케 한다는 계획. 이에따라 올해 중에 사용할 운영비 5억원도 별도로 책정돼 있다. 본관에는 연구실·강의실·서고·열람실 등이 들어갈 예정.

재단법인이 설립돼 운영에 대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박물관과 장판각 등도 갖출 계획이다.

▲문중 유물 박물관 설치지금은 각 문중들에서 귀중한 유물들을 보존하고 있으나, 도난 등 우려 때문에 갈수록 개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를 고려해 전국 처음으로 이 박물관을 설치, 각 문중별로 코너를 마련해 보관·전시 업무를 대행한다는 구상이다.

국학진흥원 안에 설치할 것을 검토 중이나, 올해는 검토·구상·준비하는 기간이고, 앞으로 3년여에 걸쳐 모습을 갖춰 갈 계획이다. 각 문중 유물은 위탁 받거나 구입해 확보키로 했다.

▲유교문화권 종합 개발 착수북부지역 11개 시군을 유교라는 특성으로 연계 개발한다는 거대한 구상이 실행 단계에 진입한다. 사업비로 330억원이 처음으로 올해 확보돼, 하반기 쯤에는 실제적 투자가 시작될 전망.

이에 앞서 종합적 개발 계획도 3월쯤까지는 완성된다. 현재 6억원을 들여 전문 기관에 용역 줘 놓은 개발 계획 수립이 2월에는 완료될 예정이고, 이어서 다른 전문가들의 검토 과정까지 마무리되면 총체적 윤곽이 드러날 예정.

▲국제 유교문화제 계획 확정내년은 퇴계선생 탄신 500주년 되는 해. 경북도는 이에 맞춰 30억원을 들여 이 문화제를 연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때문에 올해는 문화제를 어떻게 열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어서, 이미 계획 수립을 전문 기관에 맡겨 놓고 있다. 그 결과는 3월말쯤 나올 예정. 그렇게 되면 곧 이어 확정된 계획에 따라 문화제 추진위원회 및 자문위원회 등이 구성돼 준비가 본격화될 전망.

▲몇개의 새로운 시도들아직 자금이 확보되지 않아 확정은 못하고 있으나, 가을 추경을 염두에 두고 각 2억원씩을 들인 '창작 스튜디오'를 두개 세울 구상이다. 김천(봉산면)에는 전통 공예창작 스튜디오, 영천(신령면)에는 문학·미술 창작 스튜디오를 만든다는 것. 경북도에서 사업을 주도해, 완공되면 작가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김천에는 또 조각공원을 하나 만들기로 했다. 총 6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올해는 그 중 2억원을 우선 확보했다.

옛건물들을 고문화 체험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통생활 체험 사업'도 준비돼 있다. 10채의 옛 주택이나 정자·서원 등을 선정해 각 1억5천만원씩 지원, 현대식 화장실, 입식 부엌, 샤워실 등을 만들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많은 외지인들이 가족단위 등으로 찾아 민박을 하면서 옛 문화와 정신을 체험할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유적·유물·고문헌 등에 나타나는 전통 문양을 발굴해 디자인으로 개발하는 사업 역시 새 사업으로 제시돼 있다. 발굴된 문양은 컴퓨터 디자인화 등을 통해 보급, 상품에 사용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경북지역의 내방가사들을 CD와 비디오에 담아 내는 사업에도 5천만원이 책정돼 있다.

▲통상적인 투자시군별 문화원 운영 지원, 예술단체 행사 지원, 도립 예술단 운영, 300개 단체에 대한 문예진흥기금 지원, 영주·영덕·성주·의성 등의 예술회관 및 도서관 건립 공사, 포항(민속)·영주(소수)·경산 등의 박물관 건립 공사, 20여가지 도단위 혹은 시군 단위 문화예술 행사 개최·지원, 내년 완료 예정의 '경북 문화재 대관' 발간 사업 등에 대한 투자도 계속된다.

올해 문화재 보수에 투입될 돈은 240여건 400여억원으로 계상돼 있으나, 개개 사업에 대한 재원 분배는 아직 완료되지 못한 단계. 새천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경주·안동 등에 '문화의 거리'를 만들려던 계획은 자금 부족으로 추진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도 관계자는 말했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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