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정치범 집단 총살

입력 2000-01-06 12:01:00

美 비밀문서 확인

한국전쟁 당시 한국 군인과 경찰이 대전형무소의 정치범 1천800명을 포함, 대전·대구 형무소의 재소자들을 집단 처형한 사실이 지난달 16일 비밀해제된 미국 국립문서 보관소의 6·25관련 비밀문서에서 확인됐다고 한국일보가 6일자로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들 비밀문서는 제주 4·3사태를 추적해온 재미교포 이도영(52·뉴욕) 박사가 미 정부에 비밀해제를 요청해 공개된 것으로 당시 주한 미대사관 육군 법무관 보브 에드워드 중령이 작성,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한 2급비밀 '한국의 정치범 처형'과 3급비밀 '한국 육군헌병에 의한 처형' 등 2건이며 처형현장을 담은 사진 각 18장과 7장이 첨부돼 있다.

에드워드 중령이 지난 50년 9월 23일 보고한 '한국의 정치범 처형'문서에는 전쟁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첫째주 대전형무소에서 사흘간에 걸쳐 정치범 1천800명이 집단 처형됐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문서에는 또 "처형명령이 의심할 나위 없이 최상층부에서 내려졌다"고 기록돼 있다.

에드워드 중령은 이 문서에서 "(주한미대사관) 무관실은 서울 함락직후 정치범들이 적군에 의해 석방되지 못하도록 정치범 수천명을 처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문서에 첨부된 사진들은 극동사령부 연락장교 애버트 소령이 라이카 카메라로 촬영했으며 무관실 직원들이 현상, 인화했다고 이 문서는 밝혔다.

또 51년 5월 3일자로 보고된 '육군헌병에 의한 처형' 문서에 따르면 한국 육군헌병에 의해 총살된 피살자들은 공산주의자들에게 협력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중이던 사람들로 지난 51년 4월 대구인근에서 처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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