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시사만화 지역감정 조장" 정부 첫 반론게재 중재 신청

입력 2000-01-06 12:02:00

대구 모일간지 상대

꼬집기와 해학, 과장과 비틀기식 표현이 관행화하고 있는 시사만화 내용을 둘러싸고 최근 국정홍보처가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 중재를 신청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국정홍보처는 대구지역 모일간지의 지난해 12월15일자 신문에 실린 시사만화의 내용이 "근거도 없는 사실로서 현 정부의 지역갈등 해소 노력을 왜곡하고 지역감정을 부추겼다"며 언론중재위 대구중재부에 반론보도 게재 중재를 신청했다. △고위직은 모두 특정지역 사람 △심지어 파출소장도 △통반장까지 그 지역 사람 △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내용의 이 네컷짜리 시사만화는 현 정부 집권이후 호남지역 출신인사의 편중 기용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풍자하고 있다.

시사만화에 대해 정부 고위관료가 개인자격으로 언론중재 및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있었지만 정부기관이 시사만화의 내용을 문제삼아 언론중재를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홍보처는 "시사만화의 풍자성을 인정하더라도 이 만화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으며 심한 비약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해 중재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도가 아닌 만평이 과연 반론보도의 대상인가 하는 논란과 함께 정부가 과민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사안과 관련해 최근 열린 언론중재위 대구중재부 회의에서는 "보도가 아닌 논평기사의 경우 중재 대상이 아니라는게 일반적 학설인데 정부가 풍자만화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개진됐으나 중재위에 회부키로 했다.

대구참여연대 김중철 사무국장은 "지역주의 문제를 너무 쉽게 처리한 신문사에 일차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렇다 하더라도 만평 내용을 놓고 정부가 언론중재까지 신청한 것은 언론자유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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