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우선"아직은 원칙론 강조

입력 2000-01-06 00:00:00

한나라당이 6일부터 4·13 총선 후보자 공모작업에 들어가면서 공천 영향력을 놓고 주·비주류 지도부의 샅바 싸움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에서의 김윤환 의원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이회창 총재 취임 이후 당무에서 소외된데다 지역 의원을 포함, 과거 그를 추종하던 상당수 의원들이 이 총재 쪽으로 줄서기를 바꿨으나 한나라당내에서 그는 여전히 대구·경북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순봉 사무총장이나 윤여준 총선기획단장 등 공천작업을 비롯, 총선과정 전반의 실무를 맡고 있는 당 핵심실세 상당수와의 돈독한 관계도 허주(김의원의 아호)의 영향력을 예상케 한다. 또 이 총재 역시 총선승리는 물론 다음 대선까지의 순항을 위해 허주의 의견을 마냥 무시 할 수 만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그러나 김 의원은 "공천과정에 내 사람 심기식의 영향력은 내세우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현역 의원, 현역 지구당위원장 우선' 원칙을 강조한다. '반(反)DJ'로 표현되는 TK 정서의 선봉역할을 해온 이가 바로 이들이며 현재의 이 총재 체제 탄생에 최대의 공로자 역시 이들인 만큼 현역 우선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다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원외지구당의 경우 여론조사 등을 통해 경쟁력이 가장 높은 인물을 선정, 공천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편다.

그러나 "허주가 공천과정에서 침묵하고 있지 만은 않을 것"이란 게 한나라당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구·경북의 경우 YS와 이기택 전 총재권한대행의 지분 다툼이 가시화되는 부산·경남 등 타지역과 달리 공천을 놓고 지분을 요구할 만한 환경조성이 되지 않아 허주가 공천과정에 간여할 공간이나 이유가 적다 하더라도 막판에 이르면 어떤 식으로든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 측근으로 분류되는 지역의 한 의원은 "공천작업에서의 허주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허주가 지닌 상징성을 감안할 때 일부 의견은 수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의 박헌주 보좌역은 "공천과 관련, 여러 경로를 통한 당 지도부의 자문과 후보군의 영향력 행사 요청이 없지 않으나 아직은 원칙론을 강조하고 있다"면서도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좌시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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