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찼다. 방학이어서 심심하다고 졸라대는 초등학교 1학년짜리 아들의 목에 목도리를 단단히 둘러주고 집을 나섰다. 어린이 책방에 가서 몇 권의 책을 사고, 햄버거 집에 마주 앉았다. 아이는 '어린이 세트'를 먹으며 방금 산 책, '게임북'에서 미로 찾기를 하느라 열심이다. 나는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손에 들고 있던 책, '당신의 꿈을 키우라'를 펼쳤다.
언제부터인지 '꿈'이란 아주 낯선, 나와 상관없는 모습으로 다가왔고, 나는 생기 없는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러는 동안 채 읽어내지 못한 책에는 일상의 먼지들만 가득 덮여 있었다. 하지만 우연이었을까, 이 책 읽기를 막 끝낸 날 당선을 알리는 전화가 온 것은. 그래도 꿈꾸기를 멈추지 말자고 마음 다진 날, 작은 꿈 하나가 몸을 일으켜 '이젠 네 것이야'라며 어깨를 툭 쳤다.
기쁨을 나누고 싶은 이들이 참 많다. 늘 외로움에 쩔쩔맸는데, 이렇게 많은 얼굴들이 떠오르다니 이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 행복하다. 서툰 작품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리며,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이 예슬, 재휘와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내가 가장 약했을 때 가장 강한 팔로 안아주신 내 하나님께 이 순간도 무릎을 꿇는다.
하나의 성취는 또다른 성취를 위한 출발점일 뿐이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손에 쥔 꿈이 일상의 자리에서 색 바래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약력
△1964년 경북 경주 출생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현재 대백 문화센터, 상원초등학교 강사(동화구연, 글쓰기)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태왕타운 103동9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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