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편의 응모작들을 읽고 먼저 느낀 점은 아직도 현실과 너무 먼 거리의 대상을 노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수사력 또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고, 내용과 형식이 어우러져 구조화된 감칠맛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투하는 시인적 자질도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옥영숙·손능수·노종내·임석·김종길·김병환·김규·조현선·유종인씨의 작품은 앞서 얘기한 문제점들을 충분히 극복하고 있거나, 극복해보려는 그 고투의 흔적을 읽을 수 있어서 기뻤다.
조현선씨는 감각적인 시문장 쓰기에 능하고, 김규씨는 참신한 발상을 보여주고 있다. 임석씨는 대상을 꿰뚫는 예사롭지 않는 관찰력이 돋보였고, 김종길씨는 운율의 묘를 효과적으로 살려내고 있었다.
그러나 당선작 선정에 마지막까지 남아 고심케한 작품은 옥영숙씨의 '마지막 유배지'와 손능수씨의 '소래일기·2'였다. 손능수씨는 언어를 아끼며 긴장감을 적절히 유지해 내는 전통적인 시조시인이 될 가능성이 높고, 옥영숙씨는 화려한 수사와 다변스러울 만큼 긴 평시조를 쓰는 참신한 신인이라 생각되었다.
신춘문예는 참신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충족해주는 작품을 요구한다. 따라서 두 작품은 각각 한편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시인들의 다른 작품을 검토한 뒤 선자(選者)는 참신성쪽에 점수를 더 주기로 했다. 부디 옥영숙씨의 대성을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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