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밝았다

입력 2000-01-01 00:00:00

열린 새 천년

새 천년이 밝아온 1일 포항시 호미곶의 조형물 '상생의 손' 앞 해변에 해맞이 인파 수만명이 몰렸으나 새벽부터 간간이 내린 비로 구름속에 가린 해는 육안으로 볼 수 없어 안타까워 하고 있다.

드디어 2000년 1월1일. 설렘과 기대 속에 새 천년이 밝았다.

지난 천년을 영원 속으로 흘려 보내고 새 천년이 밝아오는 것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어제의 어둠과 혼란, 고통을 털어내고 희망과 기대가 약동하는 새로운 천년을 간절히 기원하는 표정들로 빛났다.

새 천년을 맞는 축복의 열기로 전국이 휩싸인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새 천년을 맞기 위한 각종 기념행사가 31일 저녁부터 1일 새벽까지 곳곳에서 열렸다.대구시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에서는 5만여명의 대구·경북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새 천년맞이 축제'가 성대히 열려 두 천년이 교차하는 것을 지켜보는 감회를 맛보았다.

달구벌대종이 21차례 타종되면서 21세기의 도래를 알리고 2000개의 촛불로 꾸며진 촛불탑의 마지막 촛불이 로켓 점화에 의해 밝혀지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날 행사는 날뫼북춤 공연에 이어 불꽃놀이, 새 천년 젊은이의 축제 등 행사로 새벽 2시까지 이어졌다.

1일 새벽 대구시민 1만여명이 앞산 산성산에 올라 오전 7시35분 장엄하게 솟은 일출을 바라보며 지난 천년의 부정을 말끔히 씻어내고 경건한 마음으로 대구의 천년을 열어갈 신념을 다졌다.

5천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구미시 낙동강변 동락동 공원에서는 세계 최초로 제작된 새 천년 상징 조형물인 구미전자신종이 특수 레이저 조명을 받으며 1일 0시 베일을 벗은뒤 21차례 타종돼 '에밀레~'라는 길고긴 여운의 신비음을 울려냈다.

안동시청 마당에서는 1일 0시를 기해 '새로운 시간, 새로운 인간을 위한 서제(序祭)'라는 주제로 지역유림 500여명과 시민들이 전통 제례에 따라 제단을 마련하고 인류평화와 나라의 번영, 지역발전을 기원하는 제를 올렸다.

이밖에 영덕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을 비롯해 문경, 예천, 영양, 봉화, 성주, 상주, 군위 등 경북지역 곳곳에서도 묵은 천년을 보내고 새 천년을 맞이하는 각종 행사가 일제히 열렸다.

한민족 해맞이 축전행사가 열린 포항 호미곶에서는 1일 오전7시32분 수평선 너머로 새 천년의 첫 태양이 장엄하게 솟았고, 자동감광리엑터를 통해 점화된 씨불이 인파들의 환호 속에 해맞이 광장내 '영원의 불' 성화대의 불을 지폈다. 김대중대통령은 이의근 경북도지사를 통해 대독한 새 천년 메시지를 통해 "손에 손을 잡은 오늘의 이 감동을 함께 나눠 새 천년 번영과 행복으로 가득찬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전국 육지 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시 울주군 대송리 간절곶에서는 울산 앞바다에 정박한 해군 울산함상에서 1일 오전 7시31분 일출과 동시에 점화된 성화가 바지선을 통해 해변으로 봉송되면서 처용무와 전통학춤이 공연되고 새 천년의 희망을 담은 1만개의 오색풍선이 하늘을 메우는 장관을 연출했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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