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을 위한 희생양이었던 한해였다. 주가지수가 1천 포인트를 넘었지만 '재미'를 본 개인을 찾기는 어렵다. 저가주, 대중주 선호 경향이 뚜렷한 대구경북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주가 지수를 실감할 수 없는 장세였다. 서모(35.경북 경산시)씨는 주식이라는 말만 들어도 혀를 찬다. 지난 6월 던져놓기만 하면 돈을 번다는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투자액 3천만원. 처음 한달동안 어떤 주식이든 사기만 하면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증권사나 전문가 분석이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했다.
무엇이든 돈이 된다면 저가주가 유리하다고 보고 5천원 이하 저가주를 집중 매입했다. 한 법정관리 업체 주식을 주당 2천600원에 산 뒤 3천원이 됐을 때도 팔지 않았다. 10만원짜리 주식은 40% 수익을 내기 위해 14만원이 돼야 하지만 2천600원짜리 주식은 1천원만 올라도 그만한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 회사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1천원 이하로 내렸을 때는 팔 수도 없었다.
'아차'하는 생각이 들어 테마주로 눈을 돌렸다. 대만 지진 이후 반도체 시장이 뜰 것이라는 분석으로 현대전자 주식을 4만원에 샀다. 또 실패했다. 현대전자는 주당 2만원을 겨우 넘겨 손실률은 50%에 가까웠다. 서씨는 올 한해 4천만원을 부어 계좌에 2천만원 정도만 남겨놓고 있다.
거래소에서 올 한해 손실률 30%를 기록했던 신모(34.유통업체 직원)씨는 12월 들어 코스닥에 갔다. 각종 언론매체에서 내재 가치가 있다는 기업을 염두에 두고 주식 매입에 나섰지만 계속된 상한가 행진으로 매입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묻지마' 투자. 1만원대 주식을 샀지만 3일 연속 하한가를 맞고 28일 현재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성공한 경우도 없지 않다.
박모(38.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 올 8월까지 건설, 증권, 금융 등으로 대표되는 대중주 투자를 통해 200%의 투자 이익을 봤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분석을 참고, 대표 우량주를 찾았다. 주당 가격이 10만원을 넘었지만 '결코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업종 대표 주식을 샀다. 3/4분기를 지나면서 또다시 투자액의 200% 이익을 실현했다. 여러 종목에 투자하면서도 15%선 손절매를 철저히 지켰다. 지금 박씨는 올 초 원금 대비 40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억원을 던져 거래소 시장에서 '피'를 본 권모(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는 손실률 40%를 만회하기 위해 '투기'에 나섰다. 망하든 아니면 '대박'을 터트린다는 생각으로 10월 들어 코스닥에 들어갔다. 권씨가 투자한 종목은 인테넷 관련 8개 종목. 코스닥 신규 등록 업체의 주가가 10차례 이상 상한가가 돼도 값이 흔들리기만 하면 주식을 매입했다. 28일 권씨가 투자한 모든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5번 정도만 상한가 행진을 하면 권씨는 손실률을 회복하고도 40% 이상의 수익이 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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