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문학 어떤 모습이었나

입력 1999-12-29 14:09:00

지난 100년동안 한국문학은 어떤 성과를 남겼을까.

현대 한국문학 100년을 결산한 평론집 '현대 한국문학 100년'이 민음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왔다. '20세기 한국문학 어떻게 볼 것인가'를 부제로 한 이 논문집은 지난 9월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현대 한국문학 100년'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16편의 논문과 토론자들의 질의를 단행본으로 엮은 것. 문학평론가 김병익 김영민 김우창 김원우 오세영 유종호 이남호 임헌영 정호웅씨 등과 소설가 김원우, 시인 이동순씨 등이 참여했다.

단순히 문학사적 나열을 넘어서 우리 문학사에서 의미를 갖고 있는 비평적 주제들을 다룬 것이 이 논문집의 특징. '근대적 문학의 형성과 작가' '역사 소설의 성취와 반성' 등 모두 8개의 주제로 나눠 20세기 한국문학을 되돌아 보고 있다.

특히 20세기 한국문학에 있어 이데올로기적 영향과 상호 연관성을 살펴 본 부분이 눈길을 끈다. 김병익씨는 마르크시즘의 유입이 한국문학에 끼친 영향사를 체계적으로 검토해 관심을 모은다. 그는 "마르크시즘이 체제변혁 수단으로서의 문학관을 낳았다"고 규정하고, 한국사의 모순을 계급론적 관점과 분단론적 관점으로 분석한 것이 80년대 진보주의 문학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정치이데올로기의 유입이 한국문학에 끼친 악영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정호웅씨는 "한국 민중문학이 지닌 정치이데올로기가 배제의 논리와 이분법이라는 논리로 현실을 단순화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김철씨는 백낙청 교수의 '민족문학론'이나 김지하씨의 '신인간론'이 민족유기체설에 근거한 국수주의나 건국신화의 우상화를 통한 파시즘의 다른 얼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런 논쟁 구도속에서 현대 한국문학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 최원식씨는 "앞으로의 한국문학은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으로 분절된 상황을 뛰어넘어 상호 회통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김수영의 문학을 그 모델로 제시했다. 이는 21세기 한국문학에서 '작가로의 회귀'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게 최씨의 결론이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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