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밀레니엄' ○○일.
전광판의 수치가 유독 우리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새 천년에 거는 기대때문인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새 천년에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 오래 전부터 공을 들였다. 또 어떤 사람은 새 천년에 들어가 살 건물을 지어놓고 성대한 입주식을 할 예정이고, 서울에서는 여기저기 새 천년을 기념하는 거대한 문을 짓는다나…. 태양이 제일 먼저 뜬다는 피지섬에서 가져온 불을 영구히 보존할 장소를 짓는다는 말도 들린다. 다 좋다. 그러나 겉만 바뀐다고 새 천년이 달라질까.
우린 지금까지 IMF로 만든 고통을 분담해야 했다. 오랜 세월동안 청춘을 불사르며 열심히 일했던 직장을 뒤로한 채 허탈과 한숨으로 많은 세월을 낭비했다. 곧 IMF를 졸업하고 2003년이면 완전고용을 실현한다며 국민소득 1만3천달러 진입, 200만개 일자리 창출, 실업률 3%대를 유지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나 지금 이대로는 어렵다. 아니, 극단적인 표현을 빌린다면 이 상태로는 안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진심으로 반성해보자. 곧 IMF로부터 위기를 극복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눈에 띄게 달라진게 뭔가?
부정부패와 날림공사는 여전하고 안전불감증은 사라진지 오래다. 얼마전 씨랜드 화재사건으로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했던 안전사고가 얼마못가서 인천 호프집 대형화재사고로 연결되었다. 얼마나 속이 뒤틀리고 화가 났으면 축하와 박수 갈채속에 받은 훈장마저 반납하는 소동이 벌어졌겠는가?
우리의 새 천년 맞이가 장밋빛 공상만으로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새 천년을 후회없는 새 천년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달라져야만 한다. 현실을 똑바로 보면서 고칠 것은 과감히 고치고, 막힌 곳은 뚫고 맺힌 곳은 반드시 풀어야 한다.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벽을 허물지도 못한 채 지역 이기주의로 팽배한 지금의 분위기로선 희망의 새 천년을 맞을 자격이 없다. 글로벌 시대에는 그 시대에 맞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함께 공유해야할 것은 함께 노력하면서 이루어내야 한다. 환경문제, 에너지 문제, 식량문제, 인권문제, 안전문제 등…. 새 천년에 대한 희망에 들뜬 마음보다는 철저한 준비속에 과거를 반성하는 냉정함이 있어야 한다.지금 태국 국민들도 새 천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고 한다. 97년 7월 IMF로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동아시아의 경제위기를 야기시킨 장본인들이었지만 부실 금융기관의 정리, 국영기업의 민영화, 외국투자유치촉진을 통해 수출증가율 6%, 경제성장률 4%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위기극복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체제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도 진정한 자기 반성과 더불어 두번 다시 쓰라린 경험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준비속에 새 천년을 맞이하자. 새 천년 새해에는 반드시 1인 1외국어를 생활화 하자. 이것도 바로 세계를 향한 우리의 경쟁력이니까.
임승환(경북외국어테크노대학 교수·산학협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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