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개는 살이 안 찐다고 한다. 남의 고기 한점이 내고기 열점보다 낫다는 전형적인 도둑의 심보로 평생을 일관하다가는 그 잘난 재물을 모으지도 못한다는 것이 우리네 선조들의 경험칙이다. ▲교육부의 부이사관인 총무과장 서랍에서 현금이 1천700만원이나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본인의 말로는 '인사차 찾아온 지인들로부터 식사비로 준 돈을 모았을 뿐 대가성은 없었다'고 한다. 그의 말이 무슨 처세훈(處世訓)이나 된다고 아까운 지면에 장황하게 옮겼을까만 몇가지 측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하기때문이다. 우선 국민의 정부의 고위직 공무원이 무슨 식사를 1천700만원어치나 하는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얼굴 두껍기는 일반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또 백보를 양보해 억지명분을 붙여 받았다면 집에 갖고 가서 식구들과 같이 쓰거나 명색 수석과장답게 음지의 동료들과 정말 식사비로 쓸 일이지 서랍에는 왜 쌓아두나. 집에 갖고 가자니 마누라에게 들통이 나 '원천몰수'될 것이 두려웠을테고 음지의 동료들에게 인심을 쓰자니 공연히 '내자리는 더운 자리'라는 소문만 부를 것같아 이 또한 마땅찮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이 수석과장의 행위는 2중, 3중의 좀도둑질 외에는 달리 평가할 것이 없다. ▲그러나 눈이 빠져도 그만하기 다행이란 말처럼 한가지 다행한 것은 그가 이달초 모 지방교육청의 부교육감으로 발령나 부임하기 직전에 들통이 났다는 점이다. 국민 일반이 고위직 공무원을 보는 시선은 대개 도둑질을 하면서도 사모(紗帽)바람에 거드럭거리는 것으로 압축될 듯하다. 개혁이 안되는 이유는 먼데 있지 않다. 남의 것만 개혁하려 들뿐, 정부가 자기개혁은 안하는데서 백안시 되고 있는 것이다. ▲서랍속에 돈더미를 쌓아놓고 있는 사람을 포함한 공직자들은 내년에 월급이 9.3%나 오른다. 연말에 이름 뿐인 보너스라고 받아 본 서민들은 또 떡 베어먹은 자리처럼 세금으로 뭉텅 뜯겨나간 것을 봐야만 했다. 뜯겨나간 돈으로 공무원들의 월급을 올리는가. 崔昌國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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