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워스 주한 美대사 본사 송년 인터뷰

입력 1999-12-28 00:00:00

보스워스 대사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미 대사관 집무실에서 매일신문을 비롯한 지방 6개 춘추신문사와 송년 특별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한 미군은 남북통일 이후에도 계속 주둔할 것이나 대구 A3비행장 등 미군 주둔지는 새 부지가 마련된다면 언제든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보스워스 대사와의 인터뷰 요지.

-대구의 A3비행장 등 전국의 미군 주둔지 반환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부산의 하얄리야캠프 등 지금 사용하고 있는 시설들은 다른 곳에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조건만 마련된다면 저희는 기꺼이 이사를 갈 것입니다. 부대 이전문제에 대한 입장은 기본적으로 같습니다. 사실 미군기지가 너무 여러군데 흩어져 있고 또 상당히 규모가 작은 것도 있기 때문에 조직운영차원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땅이 필요없다고 판단되면 기꺼이 반환할 것입니다. 원활한 업무수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면 한국정부와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주한미군은 21세기에도 계속 주둔할 것입니까. 그 법적성격이 바뀔 가능성은 없는지.

▲주한미군은 한국의 요청에 의해 주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미군은 계속 주둔할 것입니다.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거나 통일이 이뤄진다면 미군의 주둔문제는 한국과 미국정부,그리고 양국 국민들의 협의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통일이 된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지만 동북아지역에서 미군은 계속 주둔할 것입니다.

-지난 20일 한.미 양국이 '범죄인 인도조약'을 발효시켰습니다.

▲이는 양국이 법치주의의 원칙을 신봉하고 있다는 점을 표명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미관계는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미국은 한국시장에 대한 개방압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먼저 시방개방이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변화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한국은 GNP의 25%를 수출을 통해 얻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단절돼선 계속 성장하기가 어렵습니다. 한국도 이젠 국제간 경쟁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비자면제협정이 별다른 진전이 없습니다.

▲미국정부는 비자면제에 대해 엄격한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비자 거부율은 아직도 높은 수준입니다. 비자 거부율이 IMF때에는 10%에 달했으나 최근 7~8%대로 떨어졌습니다. 비자발급 면제요건이 되려면 2, 3%까지 떨어져야 합니다.

-SOFA(한미행정협정) 개정의향은.

▲SOFA는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운용되고 있으나 때로는 문제가 발생하면 특정조항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SOFA에 대해 한국민들의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주한미군이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강도.강간과 같은 중대한 범죄는 한국법정에서 재판결과에 따라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노근리 사건과 DMZ내 고엽제 사용에 대한 보상대책은.

▲미국정부의 공식입장은 한.미 공동조사위원회의 철저한 사실규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규명이 이뤄진 이후에 한국정부와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측이나 예단은 어렵습니다. 미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면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 베트남 전쟁 당시나 한국의 DMZ에서 고엽제를 사용할 당시에는 독성과 후유증의 가능성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미 정부가 참전 미군들의 고엽제 피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북.미 수교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미국의 대북관계 개선은 한국정부의 승인하에 이뤄질 것입니다. 논의진행 단계마다 한국정부와 의견을 나누고 정책결정도 한국정부와 부합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보스워스대사는 "한국정부에 고용돼 일을 하다가 미국대사로 부임한 것은 자신이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지난 95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집무실에도 KEDO시절의 사진을 걸어놓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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