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총재회담 이뤄질까

입력 1999-12-23 15:17:00

여야가 '연말 총재회담'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여야 모두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면서 과거정치의 구태를 털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를 펴 나가겠다는 '뉴밀레니엄 정치선언'이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출범 등의 새로운 정치구상을 펴고 있는 여권으로서는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과거정치를 청산하겠다는 정치권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회의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은 "불신의 도를 넘어 증오에 이른 국민의 정치불신 관리가 필요하다"며 여권의 이같은 구상을 뒷받침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우리에게 다소 불리해도 여야합의로 털 것은 털고 새로운 세기를 맞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하순봉 총장은 2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20세기의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언론문건 국정조사와 천용택 국정원장 사퇴권고안 표결처리문제 등 현안에 대한 여권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며 총재회담에 앞선 여권의 자세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세기말 총재회담의 성사여부를 현재로서 속단하기는 어렵다. 총재회담으로 가기 위해서는 최대현안인 언론문건 국정조사의 연내실시문제가 조기에 매듭지어져야 하는데다 정형근의원 문제 등 과거정치에 대한 대화합 문제와 선거법 타결의 가닥이라도 잡혀야 하기 때문이다. 여권은 이같은 현안에 대한 정치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분명한 언질을 주지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여야가 이같은 현안에 대해 아무런 결실을 내지 못하고 다시 이런 현안을 갖고 논란을 벌이게 되는 총재회담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회의 측은 "국정조사가 열리게 되면 여야가 다시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되고 모처럼 조성된 대화정국이 경색될 수 있다"며 언론문건 국정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이같은 여야의 입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연말 총재회담을 통한 정치권의 새정치선언구상의 성사가능성은 희박하다. 여권이 다시 복합선거구제를 들고나오면서 선거법협상도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쟁점현안을 내년 초로 미뤄둔 채 우선 총재회담을 열어 '뉴밀레니엄선언' 만 하는 선에서 타협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독자적으로 '새천년선언' 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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