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 박해수씨의 일곱번째 시집 '사람이 아름다워'(현대시 펴냄)와 이옥진씨의 첫 시집 '우리는 가끔 바꾸고 싶어진다'(문학세계사 펴냄)가 세밑에 출간됐다. 박씨가 감성의 언어와 주술성에 기울고 있다면, 이씨는 이성과 산문적 메시지 떠올리기에 기대고 있다.
젖은 감성과 주술적인 언어로 꿈과 그리움, 절망의 끝을 넘나들면서 자아성찰에 천착해온 박해수씨는 새 시집 '사람이 아름다워'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꿈꾸는 '의식의 혼불'로 식물성 언어와 우주적 교감을 통한 독특한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물기가 촉촉한 비애를 끌어안고 있는 그의 시편들은 식물성 언어들을 동반하는 젖은 눈을 보여주면서도 우주적 존재인식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더구나 표제시에서 보여주듯 '너를 기다리며 울지 않겠다/백골이 되어/바보여뀌풀에 잠들지라도'라는 비장함을 거느리면서도 '달빛 심장 속으로/흘리는 피/흘리는 피/그 속에서 사는 사람이 아름다워'와 같이 인간을 향한 신뢰를 잃지 않는다.
한편 이옥진씨의 '우리는 가끔...'은 박해수씨와는 대조적으로 감성보다는 이성에, 언어미학보다는 메시지 돋우어내기에 기울어져 있다. 이 때문에 이씨의 작품에는 서술체 문장이 빈발하기도 하지만 유장한 흐름과 장중미가 두드러지며, 소설적 구조를 연상케도 한다.
때로는 형이상학적 고뇌와 일상적인 고통의 직정(直情)적 토로에 주어지는 이 시인의 시는 '너를 넘고 나를 넘어 숨은 사랑을 위하여, 위하여/세상의 소박한 기쁨을 가득 퍼나르고 싶다'('위하여, 위하여'중)는 희망의 전언으로 나아가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아름답고 풋풋한 세계를 구축하려는 시적 지향을 보여주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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