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구 이모저모

입력 1999-12-23 00:00:00

○…이날 진한 회색코트를 나란히 입고 도착한 북한방문단은 남자는 황갈색 털모자를, 여자는 검정색 털모자를 썼다.

이들은 공항내 현대 임직원과 시민들이 깃발을 들고 열렬히 환영하자 다소 놀란듯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으나 차분하게 행사에 임했다.

◎이명훈 취재경쟁 집중

○…이날 취재진의 관심은 키 235㎝의 세계 최장신 농구선수인 이명훈 선수에게 집중됐다.

사진기자 50여명은 이 선수를 태운 개조된 미니버스를 둘러싸고 취재경쟁을 벌였으며 이 선수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이 선수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크다며 놀라운 표정을 지었고 현대가 우뢰팀을 이기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에 90도 인사

○…22일 오후 7시30분부터 두시간여동안 북한 선수단 숙소인 워커힐 무궁화그랜드볼룸에서 현대주최의 환영만찬이 개최됐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등과 같은 메인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이명훈 선수는 만찬 10분전부터 자리에 나와 계속 서서 기다리다 정 명예회장이 자리를 잡자 그의 곁으로 다가가 90도 각도로 깍듯이 인사했다.

○…정몽헌 현대 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통일농구가 단순한 농구경기에 머물지 않고 남북한의 광범위한 체육교류를 위한 새 시작이자 남북한 관계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정회장은 이어 "체육교류와 경제협력으로 우리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임을 증명하자"고 강조했다.

◎250㎝ 초대형 침대 급조

○…쉐라톤 워커힐호텔은 세계최장신 이명훈(235㎝)을 위해 2m50㎝짜리 초대형 침대를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호텔측은 당초 2m길이 2개를 사용해 4m짜리 초대형 침대를 만들었으나 다소 불편함이 예상돼 매트리스를 침대 가장자리에 덧대 '인간 장대'를 위한 초대형 침대를 급조해낸 것.

호텔측은 아울러 계훈철(192㎝)과 조광연(194㎝), 김학철(192㎝) 등 190㎝이상 장신선수 3명을 위해 부목을 이용, 2m30㎝짜리 대형침대 3개를 추가로 제작해 객실에 배치했다.

◎실내체육관 꼼꼼히 점검

○…북한팀 방문단은 숙소인 워커힐호텔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후 5시께 잠실실내체육관을 둘러보았다.

이명훈은 마룻바닥의 상태를 점검하는 듯 발로 바닥을 구르면서 동료들과 의견을 교환했으며 북한선수들은 라커룸을 둘러보고 싶다고 요청해 현대측의 안내로 확인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평양교예단은 잠실실내체육관 조명을 일일이 챙기면서 "불이 너무 밝다", "최대한 어둡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교예단 간부는 이와 관련 "불빛이 강하면 눈이 부셔 단원들이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예단은 이번 공연에서 널뛰기, 줄넘기, 공놀이 등 북한에서 인기있는 종목을 선보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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