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화물기추락-이모저모

입력 1999-12-23 00:00:00

대한항공(KAL) 보잉 747 화물기가 추락한 영국 그레이트 핼링베리 주변에는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락 3시간이 지나도록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어 사고당시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다.

헨리 8세가 16세기 사슴사냥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진 숲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그레이트 핼링베리는 사고기가 추락하면서 전력공급이 중단돼 어둠에 싸여 있으나 추락지점 주변은 몰려든 소방차와 앰뷸런스에서 내뿜는 불빛과 화염으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추락현장 주변에는 일부 현지인들이 사고현장을 보러 나왔으나 경찰에 의해 현장 접근은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그레이트 핼링베리에 살고 있는 게어리 댄씨는 다른 항공기와는 다른 굉음소리가 들린 뒤 불길이 치솟았다면서 추락과 함께 땅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있었다고 사고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댄씨는 "사고기가 마을을 덮치는 것 같았다"면서 아직도 당시의 공포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上海) 화물기 추락 사고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23일 또 다시 화물기 추락사고가 난 대한항공 김포 본사와 서소문 영업본부에는 새벽부터 직원들이 출근,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새벽 4시부터 5시까지 사이에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출근한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탈세사건으로 조양호 회장이 구속돼 있고 상하이 사고로 정부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사고가 나자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심이택 사장은 새벽에 김포 본사로 출근, 주화중 런던지점장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즉시 런던지점과 파리지점 직원들을 사고 현지로 파견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임원회의를 소집,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한 직원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에서 이런 사고까지 터져 뭐라고 할 말이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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