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는 28일 폐장한다. 수익률면에서 올 증시는 어느해보다 풍성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철저하게 '왕따'를 당했다. 소문난 잔치판에 너도나도 몰려들어 수저를 들었지만 먹을 게 없었다. 지수는 급등했으나 개인투자자 보유종목은 오히려 하락을 거듭한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의 들러리 노릇만 한 개인투자자들은 본전만 찾으면 증시를 떠나겠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들은 새천년 증시를 여전히 밝게 보고있다. 각 기관이 분석한 2000년 우리 증시전망과 유망 종목을 소개한다.
◇2000년 금리 및 증시수급 전망
내년 2월8일부터 개인 및 일반 법인의 대우채 편입 수익증권 환매가 본격화된다. 또 비대우 부실채권의 환매가능성도 있으며 투신권의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반면 신축적 통화공급과 경기호전으로 기업실적은 지속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까지 금융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금융시장은 안정을 회복할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금리는 올해보다 한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하반기엔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됐다. LG투자증권은 금리가 회사채 수익률 기준으로 연평균 10~10.5%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았다. 증시수급상황은 올해보다 내년에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는 4대그룹의 부채비율 200%달성이란 목표때문에 유상증자 물량이 30조원에 달했으나 내년엔 유상증자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 증자물량이 13조~15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180조원대의 단기성 자금의 증시유입 현상이 지속돼 주식형 수익증권이 25조~50조원 가량 증가하고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규모도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모건스탠리 지수 편입비중이 축소되는 2/4분기중 일시적인 외국인 매도가 있을 것으로 LG투자증권은 지적했다◇내년 주가전망
투신·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증시관련 기관들은 내년 종합지수가 1200에서 1500까지 갈 것으로 보고있다. 분기별로는 1/4분기가 가장 좋고 2/4분기가 가장 나쁠 것으로 예상했다. 2/4분기엔 총선으로 인한 불안과 통화회수 가능성이 높은 것이 악재가 될 전망이다.
LG투자증권은 종합지수가 내년 초반에 1200선을 돌파하고 최고 14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긴축 우려가 없지않으나 기업 실적호전으로 극복되면 연중 최고치는 140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았다. 대한투신은 내년 1/4분기 950선을 저점으로 15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증권도 내년도 한국증시의 최고지수를 1290선으로 전망했다.
코스닥시장은 인터넷 및 정보통신산업으로 주도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첨단산업주의 지속상승으로 내년 코스닥 종합지수는 300포인트, 벤처지수는 600포인트까지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LG투자증권은 분석했다. 원화절상과 고유가체제가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상장기업의 자기자본 이익률(ROE)이 연평균 금리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돼 주가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고공권에 있고 주도주 가운데 급등한 종목이 적잖아 조정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증시전문가들은 말한다. 포트폴리오를 실적우량 저평가주로 확대하고 기업의 실적을 수시로 확인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년 유망종목
주가 양극화는 내년에도 계속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올해보다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주 등 첨단산업주에 대한 투자비중은 높이고 전통산업의 비중은 줄이라고 권고한다.
대우증권은 내년에도 수출주도주로 성장성이 높은 전자·통신주의 비중을 높이고 금융주는 우량주만 매입하라고 강조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전자업종의 삼성전자·LG전자·삼성전기는 내년에도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경기는 2002년에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큰 만큼 성장여지가 남아있고 TFT-LCD나 통신장비 부문의 수익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디지털TV는 가전부문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등장,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실적호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주 가운데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올해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성장성이 높은데다 IMT-2000사업이 확정될 경우 관련 제조업체와 함께 수혜가 예상되므로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대우증권은 분석했다.
대우증권은 내수회복과 관련 하이트맥주·신세계·한솔제지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또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늘고 원화강세로 이익이 급증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석유화학·정유업종의 LG화학·SK 등도 유망한 것으로 추천했다. 건설·시멘트업종에선 LG건설과 한일시멘트를 저평가 우량주로 꼽았으나 건설경기 회복이 빠르지 않아 투자기간을 길게 잡아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주는 국민은행·주택은행·동원증권·삼성화재가 유망주로 꼽혔다. 이밖에 포항제철·웅진출판·한국전력·SK상사도 내년 증시의 관심종목으로 대우증권은 추천했다.
거품론이 일고있는 코스닥시장도 등록기업수가 크게 늘면서 활황세를 지속할 것으로 현대증권은 전망했다. 현대증권은 소프트웨어 부문의 핸디소프트, 인터넷부문의 다음커뮤니케이션·디지틀조선·한국통신하이텔·드림라인, 정보통신 부문의 대양E&C·휴맥스·텔슨전자·세원텔레콤, 전자부품부문의 태산LCD·광전자반도체·심텍, 홈쇼핑 부문의 39쇼핑·LG홈쇼핑, SI(시스템 통합)업체인 인성정보통신, 의료부문의 메디다스 바이오시스, 반도체장비의 아토, 주성엔지니어링을 유망종목으로 거론했다. 그러나 이들중 절반이상이 적정주가를 훨씬 넘어선 상태여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현대증권은 강조했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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