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속 건조…화재 비상

입력 1999-12-20 00:00:00

대구·경북지방의 아침 기온이 올 겨울들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건조한 날씨마저 계속돼 화재 등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올들어 가장 차고 건조한 대륙성 고기압이 중국 화남지방에서 우리나라쪽으로 접근하면서 20일 아침 최저기온이 대구 -7도, 안동 -10도, 의성 -13도, 영주 -10.2도 등을 기록,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또 21일 아침 최저기온도 대구 -6도, 의성 -11도, 춘양 -13도로 떨어지고 낮 최고기온도 대구 2도, 영주 -1도, 문경 0도로 평년기온보다 4~5도 낮은 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11월 28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9일 밤 11시40분쯤 대구시 북구 칠성동 칠성시장내 청과상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나 점포 4개와 노점 20여개를 태워 4천5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불이나자 소방차 42대와 수백여명의 소방관이 출동,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건물이 오래돼 붕괴위험이 있는데다 잔불이 계속 살아나는 바람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소방차가 뿌려된 물이 추운 날씨로 얼어 붙으면서 부근 도로의 차량통행 금지가 잔불정리가 완전히 끝난 20일 새벽 3시가 넘어서야 풀렸다. 이 날 불로 상가 2층에서 뛰어내리던 백모(56·여·대구시 북구 칠성동)씨가 부상을 입었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달들어 대구시내에서는 모두 60여건의 화재가 일어났으며 상당수 재래시장은 노후한 건물구조에다 소방차 진입통로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곳이 많아 화재때마다 대형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18, 19양일간 부산에서 산불, 영천·청송에서 농가에 불이 나는 등 화재가 잇따랐다.

한편 동해 전해상에 내려진 폭풍주의보가 5일째 계속되면서 울릉도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다. 포항기상대는 20일 현재 동해 해상에는 초속 12∼18m의 강풍과 함께 3∼4m의 높은 파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 16일 오후 발효된 폭풍주의보는 빨라야 22일 오전쯤 해제될 것으로 예보했다. 또 전북 서해안지방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군산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있으며 제주도지방도 5년만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이번 한파로 전국 곳곳에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대구기상대는 차가운 북서풍을 동반한 대륙성 고기압의 이동 속도가 느려 전국적으로 한파가 3~4일째 지속되고 있으며 호남, 충청지방의 폭설은 지형적인 영향에 따른 것으로 대구·경북지방은 22일 낮부터 차차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朴靖出·李宗泰·李庚達·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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