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99문화계-(8)건축

입력 1999-12-18 14:07:00

'건축문화의 해'로 지정됐던 99년 한 해 동안 대구·경북지역 건축계에서는 일반인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건축문화 정착을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매년 '○○의 해'로 지정됐던 특정 장르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적지 않았듯 건축 역시 건설의 일부로 여겨지던 장르의 특수성과 전문성이라는 높은 벽 때문에 기대에 걸맞은 성과를 일궈내지는 못했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에게 새해 벽두부터 올해가 '건축문화의 해'임을 알렸던 행사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쟝 미셀 빌모뜨의 건축전. 지역에서 보기 드문 건축전인데다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의 전시회라 많은 관심을 모았다.

99 건축문화의 해 대구·경북지역 추진위원회(위원장 최무혁)를 중심으로 한 건축계도 건축관계자들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연중 개최, 어느 해보다 활발한 사업을 펼쳤다.

지난 1월과 4월, 11월 세차례 국제학술강연회와 함께 4월에는 '삶의 질과 21세기 환경디자인'을 주제로 한 '건축문화의 해' 기념 학술 강연회, 10월에 대구건축포럼, 대구건축아카데미 등이 열렸다. 일반인을 위주로 한 행사로는 지난 10월 열린 '건축사진 작품 공모전'과 6월의 '전통건축답사', 9월의 '건축물 사생전'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1월에는 시민단체 관계자, 언론인, 예술인 등이 참여하는 '대구건축 심포지엄'이 열려 건축이 대중에게 보다 친근한 하나의 '문화'로 다가서기 위해 건축인들이 실천해야할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와함께 건축관련 출판물도 잇따랐다. 지역출신 작고·원로 건축가들의 족적을 담은 '대구의 건축가'를 지난 10월 발간했고 각 시대별 지역건축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 소개한 '대구·경북의 건축'을 펴내 오는 22일 출판기념식과 함께 '건축 문화의 해' 폐막식을 갖는다.

하지만 피부에 와닿는 행사를 아기자기하게 이끌어 나갔던 대구·경북 지역에 비해 전국적 규모에서 진행돼야 할 대규모 '건축 문화의 해' 행사는 극히 저조해 '○○의 해'가 시작된 이래 가장 활동이 부진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건축문화의 해 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정된 서울대 이광노 명예교수가 수뢰혐의로 지난 3월 구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내지 않고 있다 일부 젊은 건축가들의 집단 반발로 6월에야 사의를 표명한 것이 문제의 발단.

조직위 내부 문제로 허송세월을 보내느라 연초에 내세웠던 거창한 사업계획들이 이렇다할 성과없이 막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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