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출입기자 간담회

입력 1999-12-18 00:00: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출입기자들을 부부동반으로 청와대에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IMF관리체제 2년과 외환위기 극복, 정권교체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 연말행사는 계획되지 않았고 이날 오찬이 이를 대신했다.

김대통령과 출입기자들간의 만남은 지난 6월 이후 반년만이다. 그동안 김대통령은 옷 로비 의혹, 검찰 파업유도 의혹사건 등 정치적으로 곤혹스런 사건이 잇따라 발생, 언론을 기피해 왔다는 추측도 있다.

김대통령의 연말연시도 유쾌하지는 않을 것 같다. 각종 현안이 미결인 상황에서 천용택(千容宅)국가정보원장의 발언 파문으로 정국이 다시 소용돌이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도 이날 오찬행사 내내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미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천원장을 불러 사표는 반려했지만 엄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오찬자리에서 대통령으로 되기까지의 역경과 되고난 뒤 절박했던 국가부도위기 상황, 그 이후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고생했던 일들을 소개한 뒤 그러나 "힘들었지만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경제회복과 남북관계, 정상외교 대목을 언급할 때는 잠시 생기가 돌았으나 국내정치 상황을 거론할 때는 또다시 어두운 얼굴을 보였다.

김대통령은 "지금까지 경제회복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정치개혁,정치안정화에 노력하겠다"면서 "남미도 경제가 일단 회복되었다가도 정치가 흔들려 다시 무너졌는데 우리도 자칫 다시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안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김하중(金夏中)의전비서관은 "김대통령은 밤낮없이 일한 결과 어느정도 치적도 쌓였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여론이 나빠지고 있는데 대해 사실 기운이 빠져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李憲泰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