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날 천용택(千容宅) 국가정보원장이 법조 출입기자들에게 비보도를 전제로 안보정세를 설명하면서 말한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정 의원은 이날 공개로 열린 의원총회 신상발언을 통해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해주겠다"며 천 원장의 발언내용을 술술 풀어냄으로써 자신의 정보수집력을 과시했다.
특히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이 미행당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의원총회 자리를 빌려 천 원장의 '비보도 브리핑'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 보이나, 그가 공개한 내용중에는 정부의 대북정책 수립일정 등 민감한 문제까지 포하돼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에 따르면 천 원장은 기자들에게 "(정 의원에 대한) 미행을 지시하지 않았으나 (그가) 워낙 국정원을 공격해 초기에는 일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쫓아다니면서 사실 여부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가 국정원 모 과장에게 "그동안 정치적 입장에서 국정원에 해로운 일을 많이 했으니 앞으로는 자제하겠다"고 말했고, 국정원측도 이를 받아들여 일종의 화해를 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정 의원이 이날 공개한 천 원장의 발언 내용중 관심을 끄는 것은 정부가 내년 1월5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북정책에 관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는 것.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를 고수하되 남북 정상회담을 구걸하지 않겠다는 천 원장의 설명이 가감없이 동료의원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국에 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심기'도 소개됐다. 김대통령은 해외에서는 유능한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일개 여자의 사치욕으로 온통 시끄러운 데 대해 몹시 못마땅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여권의 정국수습 일정과 관련, 김 대통령은 옷로비와 파업유도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오는 20일 전후로 마무리되면 내년초 창당과 지구당 조직개편 등으로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정 의원은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부대변인은 정 의원에 대한 국정원의 미행문제와 관련, "천 원장을 사퇴시키고, 미행에 가담한 국정원 관계자들을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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