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국정원장 발언 요지

입력 1999-12-17 00:00:00

천용택(千容宅)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5일 중앙 언론사 법조담당 기자 20여명을 초청, 달라지는 국정원의 모습 소개를 겸한 안보정세 설명회를 가졌다.

다음은 천원장이 비보도를 전제로 한 발언요지.

▨대통령 관련

옷, 파업 특검수사가 20일 전후로 마무리 되면 국정 분위기가 다소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초 창당과 지구당 조직개편 등에 참신한 인물로 교체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대통령은 하고 있다.

대통령은 나름대로 해외에서는 유능한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으나 국내에서 일개 여자의 사치욕으로 온통 시끄러운 데 대해 못마땅해 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화성의 자치단체장 보궐선거와 서울시 기초의회의원 선거에서 나타난 수도권 정서의 이반현상이 심각함을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대통령도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대통령 정치자금

대통령은 서경원 전의원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을 이유가 없다. 97년 정치자금법개정 이전에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으로부터도 정치자금을 받았으나 개정이후로는 돈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은 문제가 될 돈과 그렇지 않은 돈을 가려서받았다.

▨남북관계

내년 1월5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밀레니엄 대북관계에 대한 정부의 기본노선이 결정되면 모종의 대북카드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은 이미 제의해 놓은 상태라 구걸하듯 제의를 반복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서경원 전의원 사건 관련

서경원 전의원 밀입북 사건과 관련해 안기부 요원들이 검찰조사를 받았으나 1만달러와 불고지 부분, 정형근 의원 고문 등 3가지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조사를 받았다. 현직대통령이 관련된 부분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이니 만큼 협조하자는 취지에서 검찰조사에 흔쾌히 응한 것이다. 안기부 내부적으로도 조사때문에 사기가 저하되거나 반발하는 일은 없었다. 검찰도 최대한 예우를 갖춰 조사했다고 한다. 정형근의원이 서 전의원을 고문한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피를 세바가지나 퍼냈다는 서 전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닐 것이다.

▨정형근 의원 관련

정 의원은 오랜 안기부 생활로 보안의식이 몸에 철저히 배 있다. 출근할때 옷과 넥타이 등 5가지나 차에 갖고 다니며 하루에도 여러번 수시로 옷을 갈아 입고 목적지에 갈때도 여러 군데를 돌아가는 등 미행 등에 대비하고 있는 것을 여러번 확인했다.

또 여자 나오는 술집에 갈때는 절대로 자신의 차를 타지 않고 다른 사람이나 술집 주인 차를 이용한다. 미행지시를 하지 않았으나 워낙 초기에 국정원을 공격해 일부 직원들이 본능적으로 쫓아다니면서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철저히 자기관리를 하기 때문에 비리 등에 관련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최근에는 정의원이 국정원 모 과장을 "그동안 정치적 입장에서 국정원에 해로운 일을 많이 했으니 앞으로는 자제하겠다"고 말했고 우리쪽도 그러겠다고 일종의 화해를 했다.

▨이근안 고문사건

이근안 고문사건과 관련해 안기부 간부가 대공분실에 한번정도 방문한 것은 확인되는 데 워낙 오래된 일인데다가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도 없는 상태다. 다만 당시 치안본부를 방문할 만한 직위에 있던 사람이 정형근 의원이어서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짐작하고 있다. 정 의원이 김근태씨 고문에 간여했거나 공안합수부회의 등에서 논의한 서류 등의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한나라당 이부영 총무 관련

국정원 기구 공개 등과 관련, 한나라당 이부영 총무측으로부터 화해의 메시지를 받고 이 총무측에 사과한다는 말을 전제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총무측으로부터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다.

▨감청문제

범죄자를 가려내기 위해 감청은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도청은 하지 않는다. 감청을 통해 1년에 1천명의 범죄자를 찾아내는 데 합법적인 감청도 하지 말라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 국회에서 이런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최근에는 간첩들이 휴대폰만쓴다고 하더라. 휴대폰은 감청이 안되니까 마음대로 써도 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