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리아 50년 적대 끝낼까

입력 1999-12-16 15:17:00

이스라엘과 시리아간의 50여년에 걸친 적대 관계와 유혈 사태를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이 15일 오전(현지시간)워싱턴에서 개막됐다.

그러나 회담 시작 전부터 시리아 대표가 지난 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전쟁)은 이스라엘이 일으킨 것이라고 비난해 분위기가 경색되는 등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중재로 근 4년 만에 가까스로 재개된 이번 평화회담의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이틀간의 회담 개막 기념식에서 "우리가 오늘 목격하는 것은 평화가 아니며, 평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대담한 사고와 어려운 선택이 요청된다"면서 "오늘은 그 길을 향한 거대한 일보"라고 평가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역내 모든 어린이와 어머니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하고 "우리는 전쟁의 공포를 뒤로 하고 평화를 향해 걸어나가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어 연설한 파루크 알-샤라 시리아 외무장관은 제3차 중동전쟁을 시리아가 선동했다는 주장에는 "털끝만큼도 진실이 없다"면서 이스라엘이 전쟁을 도발했다고 주장한 뒤 이스라엘이 "모든 점령지를 반환하는 것이 평화"라고 말했다.

이같은 샤라 장관의 강경 발언으로 기념식장 분위기가 경색됐으며 바라크 총리와 샤라장관은 기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악수를 나누지 않은 채 클린턴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다.

회담에 참석중인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는 샤라의 연설에 "이스라엘 대표단은 당황했다"면서 "샤라는 이스라엘이 67년 중동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함으로써 역사를 다시 썼다"고 비난했다.

이번 협상의 주된 의제는 지난 67년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의 전략 요충지인 골란고원의 반환 문제로 이스라엘이 이를 반환할 경우 1만7천여명의 유태인 주민들을 철수시켜야 한다.

이날 협상은 오후 4시(현지시간)까지는 종결되며 다음날 이틀째 회담이 속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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