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대하소설 '혼불' 이렇게 읽으면 더 '맛'있다

입력 1999-12-15 14:26:00

한국의 전통 문화에 대한 탁월한 해석과 인유(引喩), 현실속 이념문제까지 겨냥한 주제의식과 역사의식, 돋보이는 구성과 문체.... 우리 시대 문화의 전승 담론을 보여준 대하 예술소설 '혼불'에 대한 평가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1주기를 맞아 '혼불'의 문학적 가치와 미학적 본질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한 연구서가 나왔다. 문학평론가 장일구(서강대 강사)씨가 낸 '혼불 읽기 문화 읽기'(한길사 펴냄)는 소설 '혼불'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하는 최초의 비평서이자 지침서.

이 책은 '혼불'을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7년여의 작업끝에 완성한 노작(勞作)인 '혼불'은 여느 소설과 달리 다른 독법이 요구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혼불'을 읽기 위해 전제해야 할 소설독법의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구체적인 부분까지 해석해 그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

'혼불'에 있어서 소설의 첫 대목이 갖고 있는 비중과 의미, 배경 기술 대목의 중요성, 전통적 이야기 방식을 창조적으로 전승한 점, 소설구성상의 특질 등을 파헤치고 있다. 또 '혼불'의 시점 문제와 소설에 구현된 민속문화의 가치 및 그 전승의 맥락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저자 장씨는 90년대 한국문학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혼불'과 독자와의 접목을 시도한 이 책에서 그동안 발표된 몇몇 작품론의 오류에 대한 비판을 통해 '혼불'에 대한 본격적인 문학적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작가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은 지난 9일 그의 1주기를 기념해 '혼불의 밤'을 가졌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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