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가 주식열병에 들떠있다. 증권객장마다 여성들이나 노인들까지 가세, 발디딜 틈이 없다. IMF터널을 이제 막 빠져나오려는 터에 깎인 월급을 보충하려는 샐러리맨들은 회사 본업은 뒷전이고 출근하자 마자 인터넷 증권프로그램에 접속, 하루 4시간 이상 매달려 주식을 사고 파느라 정신이 없다고 한다. 한부서 15명중 13명이 주식에 몰두해 있는데다 간부들도 나무라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한다. 주부들도 여유돈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들고 증권객장에 뛰어드는가 하면 아예 억대의 남편 퇴직금으로 주식열병에 휩쓸려 있다. 어느 대학원생은 학교 전산실 인터넷 증권사이트에서 하루에 3~4차례 사고 파는 초단기 매매를 하고 있다고 한다. 농촌도 예외가 아니다. 벌써 추곡을 팔아 거덜낸 농민들도 있다고 한다. 고졸의 30대가 5천만원으로 수십억원을 벌었다느니 심지어 영화배우 박중훈이 2억5천만원의 코스닥투자로 50억원의 대박이 터졌다는게 이들을 자극하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직장마다 하루 일과가 주식얘기로 시작하고 있다고 하니 온사회의 구성원 전체가 정말 병이 들어도 단단히 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거의 광적인 이 현상은 분명 우리사회의 왜곡된 현상이다. 또 이 별병은 자칫 국가의 손실을 가져온다.
회사 구성원들이 모두 이렇게 되면 그 회사의 생산성이 떨어질건 뻔한 이치이다. 그 폐해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다. 주식투자가 항상 이익을 가져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급하면 급전을 구하기 마련이고 그것도 여의치 못하면 회사돈에 손댈 수도 있는게 주식이 갖고 있는 생리다. 돈놓고 돈먹는다는 그릇된 인식의 소산이 개인파산으로 이어지고 그건 곧 회사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공금횡령이라는 엉뚱한 부작용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몇몇 대기업에선 증권 사이트를 아예 없애버렸다거나 근무시간중에 일체 증권거래를 못하게 엄명을 내려놓고 있다고 한다. 두번째 폐단은 국민위화감 조성이다. 객장근처에도 못가는 서민계층은 수십억~수백억원씩 벌었다는 소식이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해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건전한 삶의 의욕마저 상실케하는 부작용을 만연시키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부화뇌동층이 두터우면 그에 비례해 파산자들을 양산시킨다는 주식생리로 볼때 가까운 장래에 큰 사회문제가 될 건 뻔한 이치이기도 하다. 건전한 투자유도가 정착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투기장화를 원천봉쇄하는 첩경이다. 우선 정부가 그제 동장치 방안을 강구하고 국민들이 그에 호응하는 분위기조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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