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박물관 고인돌 구멍은 별자리 표시"

입력 1999-12-08 14:44:00

거창박물관의 청동기시대 고인돌 윗면에 새겨진 33개의 구멍이 성혈(性穴)이 아니라 별자리를 표시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

이 주장은 금석문연구가인 이봉호(67. 가야문화연구원 연구간사. 대구시 수성구 만촌2동)씨가 지난달 27일 거창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전시돼 있는 고인돌을 보고 기록한 '고인돌 암각화 소고'에서 제기한 것.

이씨는 이글에서 구멍의 크기와 위치 등을 실측 조사한 결과 고인돌에 새겨진 33개의 구멍은 청동기시대에 자식 낳기를 바라는 뜻에서 돌을 갈아 마신 흔적으로 보는 성혈이 아니라 북두칠성과 3태성을 비롯한 별자리를 표현한 것이며 크기의 차이는 별의 밝기와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별자리를 새긴 이유에 대해 "당시 사람들이 사자(死者)들을 별들이 있는 하늘나라로 모시고자 하는 소망을 담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암각화의 이름을 "천문극락도(天門極樂圖)로 명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가 나오자 4일 경북대 정철수(사회학과.문학박사)씨 장기홍(자연대학장.지질학박사)씨등 2명의 교수가 현지를 확인 방문했다.

거창군도 청동기인(B.C 10세기경)이 별을 관찰해 실생활에 응용하고 고인돌 상석에 표현했다며 천문학적으로 유래가 없는 대발견으로 고대사회상을 연구하는 중요 단서로 부각될 수 있어 학계 전문가와 관련기관에 사실여부 구명을 벌일 계획이다.

지난 87년 합천댐수몰지구내인 거창군 남하면 산포마을에서 발굴돼 거창박물관으로 옮겨온 이 고인돌은 길이 233㎝, 너비 125㎝ , 두께 85㎝로 부산 동의대학교에서 발간한'거창.합천 큰돌무덤조사보고서'에 산포 제3호로 명명돼 있다.

曺淇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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