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은폐.축소 밝혀야 검찰이 산다

입력 1999-12-06 00:00:00

김태정 전검찰총장이 구속됨으로써 옷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중 최종보고 문건 관련 실체는 드러났다. 그러나 수사검사들도 얘기하듯이 이 사건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

옷로비 사건에서 국민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이 사건의 실체가 과연 무엇이며 그게 어떤 경위를 통해 철저히 은폐 또는 축소됐는지에 있다. 따라서 검찰도 전 총수를 구속한 이상 이 부분 규명에 검찰의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박주선 전청와대법무비서관의 사법처리 여부와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국민적 관심사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첫째가 옷로비는 과연 있었으며 그를 둘러싼 네 여인들의 진술이 어디까지가 진실이냐이다. 그 다음이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과연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다. 이게 지금으로선 거의 실체와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나온 사실들만 봐도 연정희씨의 옷구입 관련이 거짓으로 드러났고 따라서 검찰의 수사결과도 축소은폐됐다는 한가닥이 드러난 셈이다.

또 이미 구속된 김전총장도 이같은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심지어 문건유출 초기때만 해도 전혀 모르는일로 잡아 떼기까지 했다. 거기다 박주선씨도 거짓말로 일관해오다 문건이 공개되자 마지못해 시인했다. 이런 일련의 행태로 봤을때 이번 사건은 연정희씨의 옷구입사실을 숨기려다 결국 그게 거짓으로 드러나는 과정인데다 그뒤에 숨은 대통령보고문건 유출에 따른 엄청난 사안이 철저히 은폐돼왔고 권력핵심과 연계의혹이 제기되는 신동아의 로비실체도 숨겨졌다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형편이 이러하니 국민들 입장에선 또 뭐가 숨겨져 있는지 알수없다는 투의 의혹을 제기하는건 너무나 당연하다. 게다가 이문제는 국가의 조직이나 사정기관의 핵심인사, 검찰조직까지 망라해 축소은폐에 개입됐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정말 정부조차 못믿을 판국이다.

이래가지고 무슨 개혁이며 그게 먹혀들건지 실로 개탄하지 않을수 없다. 거기다 대통령 극비문서를 유출시킨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죄를 물을수 없다니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가 아닌가. 검찰은 건국이래 처음으로 그의 총수를 구속하고도 그 투명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장래는 정말 암담하다. 이 국민적 의혹의 규명은 이제 검찰의 생명과 직결된것이다. 권력쪽에 눈길을 돌리기에는 국민들의 시선이 너무 많고 따갑다는 사실을 검찰은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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