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문예지 겨울호 화두

입력 1999-12-04 14:08:00

저무는 20세기, 세기말의 불안위에 새 세기에 대한 밝은 희망이 교차한다. 지난 100년동안 시대의 격랑을 헤치고 온 문학의 자리는 어디이며, 어떤 메시지를 남겼을까. '문학은 미학적 차원과는 별도로 직관적이고도 체험적 현실인식과 내일에의 희망을 설파한다'는 인식이 이를 대변할 수 있을까.

계간문예지 겨울호들이 일제히 '회고'와 '새로움'이라는 화두로 금세기 마지막 호를 장식하고 있다.

'창작과 비평'은 '20세기의 실험, 국민국가의 명암'특집을 통해 20세기 동아시아 문명과 한국의 좌표 및 미래를 조명하고 있다. 또 작고시인 조태일 추모특집과 이호철 김향숙 김영현 임유미씨의 소설에도 눈길이 간다.

'세계의 문학'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귄터 그라스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문학과 정치에 관한 에세이와 '양철북'에 대한 회고와 함께 그라스의 동판화를 화보로 꾸몄다. '문학, 새로운 위반을 위하여'를 테마로한 기획에서는 문학에 있어서 금기와 위반, 악마주의, 불온, 환상 등 위험하면서도 인간의 심리기저에 도사리고 있는 이중성의 산물에 대해 짚어보고 있다. '문학동네'는 90년대 한국문학의 정체성을 특집으로 다뤘고, 세기말 러시아문학의 풍경도 소개하고 있다. '작가세계' 겨울호의 초점은 작가와 작품에 맞춰진다. 소설가 정찬씨에 대한 집중탐색과 함께 '문예지 출신작가들의 출판활동과 의식구조'에 대한 논문과 좌담이 눈길을 끈다.

'라쁠륨'과 '한국문학' '문학과 의식'도 20세기를 되돌아보며 마르크스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 한 세기를 풍미한 사상을 결산하고, 21세기 문화와 문학의 대변혁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계간 시 전문지 '시안'은 새로운 세기의 한국현대시에 대해 전망하는 기획특집을 실었다. 현대시가 반성해야할 점과 변화에 대한 전망과 함께 디지털화한 시와 언어의 세계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시와 시학' 겨울호는 세기말이나 신세기에 대한 마무리나 전망에서 살짝 비켜나 창작의 현장에 비중을 두고 있다. 많은 시인들의 신작시와 신작 소시집을 함께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시와 반시'는 독일 시인 오이겐 곰링어의 '구체시'의 생성과 발전과정에 대한 소개와 대담을 기획으로 실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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