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시애틀 각료회의 본격 실무 협상

입력 1999-12-03 14:33:00

시애틀 각료 회의에서 가장 팽팽하게 대립 양상을 보였던 농산물 분야에서 미국을 비롯한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간에 막판 밀고당기기가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곧 협상 초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분야는 5개 실무 회의(Working-Group) 분야중 가장 팽팽한 대립을 보였던 만큼 이 분야의 타결 여부가 다른 분야의 초안 작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2일(한국시각 3일) 한국 대표단에 따르면 미국측은 미국이 유럽연합(EU)에 대해요구하고 있는 농산물 수출 보조금 삭감에 한국이 동의해 주면 농산물과 공산품의'동일 기준 적용'(Equal-footing) 주장을 철회할 뜻을 내비쳤다.

'농산물과 공산품의 동일 기준 적용'이란 농산물의 수입관세도 공산품과 똑같이내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미국을 비롯한 농산물 수출국들이 한국 등 수입국들에게 농산물시장 개방확대를 요구하며 압박해 온 주요 사항의 하나다.

한국 대표단은 미국측의 이같은 제의가,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를 저지하려는 한국, EU 등 6개국 '동맹'을 와해시키려는 전략의 하나로 보고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에 앞서 농산물 분야 실무회의 의장인 싱가포르 무역장관인 조은 여(Yeu)의장은 1일 그간 각국의 주장을 정리한 의장 초안을 제시, 토론의 기초로 삼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농산물 수출국들은 농산물 수입국이 농산물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Tarriff-peak) 폐지 등의 대목이 빠졌다는 이유로 실무회의 의장 초안에 반대했다.

우리 대표단은 농산물분야 실무회의 의장이 제시한 초안 내용에, 미국의 '변화된' 태도가 반영될 경우 어쨌든 앞으로의 협상에서 우리 입장이 크게 유리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시애틀 선언서에 농산물 수출국가의 주장인 농산물과 공산품의 '동일 기준 적용', 농산물 보조금의 '상당한' 감축 등 용어가 포함되면 우리나라는 오는2005년부터 농산물 시장을 대폭 개방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오는 2004년까지 농산물 시장을 추가 개방하지 않고 농업 분야의 개혁을 이룰 것을 이미 약속받았다.

---한·EU 등 공동선언서 각국 지지 잇따라

세계무역기구(WTO) 시애틀 각료회의 협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대표단은 1일 오전(한국시각 2일 새벽) 한덕수(韓悳洙) 협상수석대표가 대표 연설에 나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밝히고 대표단 관계자들도 농업 및 시장접근, 이행, 새 이슈, 제도개선 등 5개 분야에서 실무회의(Working-Group)에 참여했다.

한 수석 대표는 연설에서 "세계경제의 지속적 번영을 위해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농업 분야에서 비교역적 요인(NTC)은 고려돼야 하며 보호주의적 요소를 갖는 반덤핑 협정도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단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 헝가리, 터키 등 6개국이 공동 추진중인 선언서 초안에 대한 각국의 지지가 잇따라 이날 중 20여개국이 동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6개국은 농업의 비교역적 요인을 강조하는 내용의 선언서 초안을 마련, 무어 사무총장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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