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이회창 '민산갈등' 풀리나

입력 1999-12-03 00:00:00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측근인 김광일 전대통령비서실장이 2일 한나라당을 찾아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단독 면담,대화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전실장은 "김 전대통령에게 사전 보고하지 않고 왔다"며 "나 개인 문제를 얘기하러 왔을 뿐"이라고 말해 개인적인 방문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김전실장이 민주산악회 재건문제로 갈등을 빚어 온 YS와 이총재의 화해 메신저로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전실장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16대 총선에 한나라당의 간판을 달고 출마하려는 희망을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전실장은 내년 총선에 부산 해운대·기장갑 지역구에 출마할 결심을 굳히고 변호사사무실을 부산으로 이전한 상태로 이날 방문 목적이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라면 한나라당 입당과 공천을 부탁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그러나 김전실장의 그간의 행보를 볼 때 이날 방문에서 이총재에게 "PK지역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YS와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건의했을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내년 총선에서 부산지역 한나라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바라는 YS의 내심을 잘 아는 그가 이를 이총재에게 전달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실제 김전실장의 방문 이후 부산지역 의원들은 이총재와의 대화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지역 의원들은 "아직 YS의 영향력이 일정부분 살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총재와의 연대를 은근히 바라는 눈치들이다. 그러면서도 "김전실장이 자신의 향후 정치행보를 위해서건 양 측의 화해 메신저로 한나라당을 방문했건 간에 YS의 내심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내년 공천권 행사에서 이총재가 당내 상존한 계파들의 주장을 고스란히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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