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구 훼손 현장잡기 비상

입력 1999-12-02 15:05:00

'어구 훼손 현장을 찍어라'

경북 홍게 통발협회 어민들은 한.일 중간수역에 설치해 놓은 홍게 통발 등 어구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이 최근 독도 인근 해역까지 광케이블을 매설(본지 11월 25일 27면 보도)하면서 우리 어민들이 설치해 놓은 홍게 통발 등 어구를 마구잡이로 훼손하고 있기 때문.

경북 홍게 통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울진 후포항 소속 오성호 등 우리 어선 10척이 일본 작업선에 의해 입은 피해액은 무려 10억원이나 된다는 것.

그러나 어민들은 이같은 어구 피해에 대해 해양수산부 등 정부당국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일본 작업선의 어구 훼손 장면을 찍어 일본측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시 증빙 자료로 제출하겠다며 카메라를 구입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

1억원의 어구 손실을 입었다는 대상호(99t급) 선주 김석재(43.울진군 후포면)씨는 최근 카메라 10여대를 구입해 선장 이판국(41)씨와 선원들에게 나눠줬다.

또 삼해호(93t급)의 선장 겸 선주인 이상근(45)씨도 선원들에게 집에서 사용하던 카메라를 갖고 조업에 나서도록 지시하는 등 통발협회 소속 어선 31척이 모두 카메라를 구입, 조업에 나서고 있다.

이재길 협회장은 "일본이 머지않아 제2의 한.일 어업협정 및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음모를 드러낼 것이 뻔한데도 우리 정부는 대책 마련은커녕 어민들의 피해보상 요구 조차도 외면하고 있어 어민들이 직접 나서 피해보상책을 마련키로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울진.黃利珠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