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학우돕기 온정

입력 1999-12-02 15:26:00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를 돕기 위한 온정이 학우, 교사, 학부모들을 넘어 이웃 학교들까지 번져나가 겨울 문턱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다.

여덟살의 백정훈(대구 입석초등 1년)군이 경북대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것은 지난달 8일. 태어난 지 얼마 안돼 혈우병이 발견돼 백일도 되기 전부터 병원을 출입해 온 정훈군은 평소에도 주사약을 링거로 맞아야 하는 형편이었다. 혈우병은 상처가 생겨 피가 나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 병.

주사약 값만 하루 수십만원. 그러나 조그만 사업을 하던 아버지는 IMF 여파로 부도가 나 빚 갚기도 허덕이는 처지인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동안 지원되던 혈우병 재단의 주사 약값마저 끊어져 정훈군의 집에는 먹구름만 짙어갔다.

사정을 들은 입석초등 어린이회와 학부모회는 지난달 15일 자발적으로 후원회를 결성, 정훈군 돕기에 들어갔고 이대영교장을 비롯한 교사들도 적극 동참했다. 즉각 모금활동을 벌이는 한편 이웃, 친지 등에게 사연을 알리고 대구시내 각 초등학교에 호소문과 함께 도움을 바라는 공문을 보냈다.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자체 모금으로 모인 돈만 500여만원. 뜻밖에 다른 학교와 이웃들이 벌써 200만원이 넘는 돈을 보내와 후원회와 학교 관계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한달 가까운 기간 입원비와 약값을 겨우 맞추는 정도여서 후원회원들의 마음은 답답한 상황.

1일 오후 정용 후원회장과 교장선생님이 문병을 오자 정훈군은 내내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빨리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보고 싶다"며 침대만 만지작거렸다.도움주실 분 전화 981-1296, 7 대구은행 계좌번호 040-08-020176-5 정용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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