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의 대화 분위기

입력 1999-12-01 15:08:00

주초 이회창총재의 "최근의 정국상황은 여야의 진솔한 대화가 바탕이 된 큰 정치로 풀어가야 한다"는 언급 이후 한나라당내 분위기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대변인 논평 등 공식 루트를 통해서는 여전히 옷로비 사건을 비롯한 쟁점을 놓고 여권을 밀어붙이고 있으나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시하는 의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난마처럼 얽혀 있는 정국현안을 풀고 국민들의 정치불신과 정국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선 여야 총재회담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항복문서를 받아내야 한다며 밀어붙이기 일변도로 나가는 것은 여권의 또다른 무리수를 유발,정국을 더욱 꼬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총재가 30일 기자회견을 연기한 것을 두고 "여권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모든 문제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정국 정상화의 희망과 의지를 보인 김대중대통령을 향한 공격적인 말을 아끼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부영 총무도 "정치개혁특위에서 미합의 사항은 총재회담에서 타결해야 한다"며 여야 대화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국회 최대 현안인 정치개혁법 개정협상에 나서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부분은 "여권이 단독으로 정치개혁법을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30일 종료된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활동시한 연장을 반대,무산시킨 박태준 자민련총재에 대해서는 "여권핵심에서 무마해 여·야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총재회담 운운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정국 공방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하기 전의 총재회담은 여권의 입지만 살려 줄 뿐이라는 입장이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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