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이맘때 우리경제는 외환부족이라는 증상으로 실신지경에 이르러 IMF병원에 실려 갔었다. IMF 의사는 환자의 상태가 오랜기간 누적된 "고비용-저효율"체질에다 한보, 기아문제로 시달려 매우 위중해 졌으니 상당기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진단하였다. 구제금융이라는 응급주사는 구조조정이라는 수술에 동의해야만 가능하다는 단호한 처방도 내렸다.
그후 치료와 수술이 시장경제원리의 적용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우리경제 전반에 걸쳐 실시되었다.
그 간의 입원가료의 성과로 우리경제는 이제 중환자실에서 나와 일반병동으로 옮길 정도로 원기도 회복되고 체력도 많이 좋아졌다. 우선 외환보유액이 외환위기 직후 39억달러에서 11월15일 현재 684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그리고 경제성장도 작년의 마이너스 5.8% 성장에 따른 반사적인 통계상의 착시를 감안하더라도 실질생산이 97년 수준을 회복 내지는 다소 웃돌 전망이다. 물가는 전년의 7.5% 상승에서 금년에는 1%내로 크게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충격의 여파와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고통과 문제도 뒤따랐다. 실업자가 한때 180만명에 이르렀고 월급도 줄어들고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등 고용과 소득분배상의 고통이 뒤따랐고 그 고통은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그렇다고 구조조정을 중단할 수는 없다. 먼저 기업은 수익위주의 경영전략으로 내실화를 다지고 연구개발 등을 통하여 생산성 향상과 신상품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여기에 금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다음으로 정부는 시장의 자율기능이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각종 관련 규제나 인허가권을 과감히 철폐하는 한편 시장 참가자들이 도덕적으로 해이(moral hazard)해질 경우 퇴장도 불사하는 경기장에서의 심판역할을 통하여 시장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가계 역시 "고수익-고위험" 즉 "경제에는 공짜가 없다"는 시장경제의 생리를 이해하여 소비와 저축을 합리화하고 노동시장에서도 상대적 형평성보다는 생산성이 대가가 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각 경제주체의 노력은 물가가 안정되지 않고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물가안정은 가속적인 경제성장은 물론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전제조건이다. 3저 호황으로 경상수지가 대폭 흑자를 기록했던 80년대 후반과 과속성장의 징후가 완연했던 90년대 중반처럼 경제안정화가 절실했던 때 성장 둔화, 고용기회 감소 등을 우려한 나머지 안정화 노력을 소홀히 하여 경제위기를 자초한 경험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회자되고 잇는 선제적 통화정책의 필요성도 이런 맥락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